[뉴스핌=배효진 기자] 중국 4대 국유은행들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이 1%대에 그치며 이익 증가세가 크게 위축된 모습을 나타냈다.
예상보다 빠른 경기둔화 속도와 눈덩이처럼 불어난 지방부채 등이 중국 금융시스템을 짓누르고 있다는 지적이다.
중국 위안화 <출처=신화/뉴시스> |
자산규모 기준 중국 1위인 공상은행은 올 1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4% 늘어난 743억위안을 기록했다고 29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순이익이 7% 늘어난 것에서 대폭 축소된 결과다.
자산기준 중국 2위인 중국건설은행은 순이익 670억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1% 늘었다. 지난해 1분기 순이익 증가세는 10%와 비교하면 제자리 걸음한 셈이다.
중국은행은 순이익 458억4000만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1% 늘었다. 중국은행의 지난해 1분기 순이익 증가율 14%에서 크게 쪼그라들었다.
그동안 중국 국유은행들은 중국의 가파른 경제성장세에 힘입어 연간 이익증가율이 20%를 웃돌았다.
하지만 올해 국유은행들의 성장 전망은 암울하다. 경제성장이 빠르게 둔화돼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이 20년 만에 최저 수준인 7%내외로 주저앉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막대한 빚을 지고 있는 지방정부도 은행들의 성장을 갉아먹는 주범이다.
지방정부들은 국유은행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해왔다. 그러나 최근 주 수입원인 부동산 시장이 빠르게 얼어붙자 지방정부들의 대출상환 여력이 크게 약화됐다. 지난 28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지방채 규모는 16조위안(약 276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급격히 둔화된 성장세에 국유은행들은 악성부채를 줄이는 데 적극적이지만 부실여신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이마저도 쉽지 않다.
공상은행의 1분기 부실여신 비율은 1.29%로 지난해 같은 기간 1.13%에서 크게 늘었다. 농업은행은 1.54%에서 1.65%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건설은행과 중국은행도 각각 1.19%와 1.18%에서 1.30%, 1.33%로 대폭 확대됐다.
국유은행의 수익악화가 두드러지면서 직접 매입과 채무교환으로 지방채 부담을 완화하려했던 당국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지방채 직접 매입을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앞서 지난 1일에 사회보장기금의 지방채 투자를 처음으로 허용했다.
지난달에는 중국 재정부가 지방채 만기를 연장하거나 1조원 규모 고금리 채권을 저금리 채권으로 맞교환하는 지방정부 채무 교환 프로그램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국유은행들이 이미 지방정부로 인한 부담을 지고 있는 상황에서 당국의 지방채 매입요구를 꺼려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배효진 기자 (termanter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