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곽도흔 기자] '임금근로자 중 절반이 월 200만원도 벌지 못한다'는 기사가 지난 29일 인터넷 포털사이트 '많이 본 뉴스'에 올랐다.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를 근거로 작성한 기사라 신뢰도까지 높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의문을 제기했다. 세계에서 잘 사는 나라들의 모임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일 뿐만 아니라 주요 20개국(G20)에 속하는 대한민국에서 월 급여가 200만원도 안 되는 근로자가 절반이라니 믿을 수가 없다는 거였다.
특히 올해 최저임금이 4860원, 한달에 101만원 정도라는 것에 비춰봐도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 얘기다. 임금근로자 절반이 최저임금에서 고작 100만원을 더 받고 있다는 것인가? 최저임금은 말 그대로 가장 기본적인 먹고 자고 쓰는 삶만을 유지할 수 있는 소득액이지 않는가.
<그래픽=송유미 미술기자> |
여기에 통계청이 앞서 발표한 중위소득 결과와도 차이가 크다. 통계청은 2013년 기준으로 중위소득을 연 4200만원이라고 밝혔다. 월 350만원 정도다. 중위소득이란 모든 가구를 소득 순으로 순위를 매겨 정확히 가운데를 차지한 가구의 소득을 말한다. OECD 기준에 따르면 중위소득의 50%~150%가 중산층이고, 50% 미만이 빈곤층이다.
결국 이번 통계청 조사는 임금근로자 절반이 빈곤층이라는 얘기다. 납득할 수 없는 통계이고 뉴스라는 결론이 나온다.
왜 이런 결과가 나오게 된 것일까.
조사를 담당했던 통계청의 심원보 고용통계과장은 30일 "중위소득은 가구단위로 조사하고 이번 고용조사는 개인단위로 조사방법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표=송유미 미술기자> |
심 과장의 설명에 따르면 이번 고용조사는 전국 약 20만 표본가구 내에 상주하는 만 15세 이상 가구원을 조사했다. 그러다보니 가구소득 조사에서 나오지 않는 정형화되지 않은, 즉 산업분류에 기타로 분류되는 취업자들이 조사에 잡혔다. 대표적으로 한달에 며칠만 일하는 사람(예:간병인)과 가정에 고용된 사람(예:가사도우미)들이 포함됐다는 것.
심원보 과장은 임금근로자 중 절반이 월급여 200만원 미만이라는 사실보다는 200만원 미만 비중이 점차 줄고 있다는 점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통계청이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월급여 200만원미만 임금근로자는 2013년 하반기 50.7%에서 작년 상반기 49.7%로, 하반기 49.5%로 소폭이지만 줄고 있다.
통계청이 원하는 기사 제목은 '월 200만원도 못버는 임금근로자, 줄고 있다'인 셈이다.
한편, 통계청은 전날 '2014년 하반기 지역별고용조사-취업자의 산업 및 직업별 특성' 자료에서 지난해 10월 기준 전체 임금근로자(1894만5000명) 중 절반(49.5%)에 해당하는 938만5000명이 월 급여가 200만원미만이라고 밝혔다.
37.0%(701만3000)가 월 200만원을 못 받았고, 한 달 수입이 100만원 미만인 사람도 12.5%(237만2000명)에 달했다.
200만~300만원 미만이 475만8000명(25.1%), 300만~400만원 미만은 247만3000명(13.1%), 400만원 이상을 받는 근로자는 233만명(12.3%)이었다.
[뉴스핌 Newspim] 곽도흔 기자 (sogoo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