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전선형 기자] 대형 보험사들만의 영역이던 해외시장 진출에 중소형 보험사도 출사표를 던지기 시작했다. 레드오션으로 전락한 국내를 벗어나 해외에서 새로운 먹을거리를 찾겠다는 의중이다.
코리안리 본사 <사진제공=코리안리> |
현재 아시아 지역에서 영업 중인 코리안리 해외 지점은 싱가포르지점(1978년 설립) 한 곳이다.
코리안리는 지난해 11월 중국 보험감독관리위원회에 지점설립 인가를 신청했으며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코리안리 관계자는 “설립 인가가 나야 알겠지만, 북경 사무소의 지점 전환과 상해의 새 지점 설립 등 두 가지 방안을 놓고 고민 중”이라며 “다만 상해는 중국의 자유무역시범지구로 무역이 활발하고, 외자계 보험사 진출 진입장벽이 낮다는 장점이 있어 설립이 유리하다”고 전했다.
실제 상해는 지점설립시 북경에는 없는 보조금(납입자본금 비례) 지급 등의 혜택이 있다. 또한 법인 설립시에는 500만위안의 보조금 지원, 설립 초기 3년간 지방세무국 영업세 감면, 주택보조금 20만위안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현재 중국에는 총 10개의 재보험사가 설립돼 있으며, 이 중 6개(뮤니크리, 스위스리, 젠리, 스코어, 하노버리 RGA)가 외국계 재보험사다. 외국계 중 절반은 상해에 법인을 두고 있다. 상해가 재보험사들의 주요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의미다.
중견 생명보험사인 신한생명도 베트남을 필두로 해외진출에 시동을 걸었다.
신한생명은 최근 금융당국에 베트남 하노이에 사무소 설립을 하겠다는 사업보고서를 제출하고, 현지직원을 파견해 사무소 설립을 위한 검토작업에 착수했다. 베트남에 이미 진출한 신한은행과 연계한 방식의 영업을 고려 중이다.
신한생명의 해외시장 진출 추진은 창립 이래 처음이며, 중견 생보사로서는 흥국생명(2008년 4월, 중국 북경)에 이어 두 번째다.
신한생명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지점이나 법인 설립에 대한 계획은 없다”며 “현지 시장 조사를 위해 사무소를 설립하겠다는 보고를 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보험업계 일부에서는 중견 보험사들의 해외진출이 다소 무리가 있다는 시선도 존재한다. 진출해 있는 대형 보험사들의 해외 사업 실적이 변변치 못하기 탓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해외에 법인을 두고 있는 대형 생보사(삼성, 한화, 교보)들은 지난해 상반기(1~6월) 828만달러(한화 86억50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1173만달러 손실)와 비교해 다소 줄긴 했지만 적자를 면치 못한 것. 특히 국내 생보사들은 중국 지역에서 613만달러 당기순손실로 가장 나쁜 실적을 기록했다.
중국의 경우 외국계 보험사에 대한 정부 규제가 강해 국내와 같은 활발한 영업도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 올해 중국 진출 10년차(2005년 진출)를 맞은 삼성생명 조차 지난 2013년 6742만5000위안(원화 119억3287만원) 순적자(법인세 차감전)를 봤다. 다만 올해부터는 중국 내 지점 1만여개를 보유한 중국은행에서 방카슈랑스 영업을 시작해 적자규모가 서서히 개선될 전망이다.
이에 대해 전용식 보험연구원 부실장은 "최근 중국과 베트남 등 아시아권 보험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중국의 경우 상품별 자본금 규모, 재정상황 등 규제조건이 까다롭고 베트남은 아직까지는 시장규모가 크진 않은 만큼 보험 핵심역량을 충분히 고려한 현지 진출이 이뤄져야 성공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뉴스핌 Newspim] 전선형 기자 (inthera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