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주식펀드에서 지난달 금융위기 이후 최대 규모의 자금 유출이 발생했다.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움직임과 달러화 강세에 따른 기업 이익 둔화, 여기에 밸류에이션 부담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달러화[출처=블룸버그통신] |
이와 함께 같은 기간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레버리지 숏 ETF의 자산이 4.6% 늘어난 반면 주가 상승을 겨냥한 레버리지 롱 ETF의 자산이 2.5% 감소해 주가 향방에 대한 투자자들의 비관적인 시각이 드러났다.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 버블 논란이 뜨거운 데다 1분기 기업 이익 감소 우려가 증폭되면서 투자자들의 매도 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대규모 자금 유출에 대한 업계 전문가들의 반응은 오히려 긍정적이다. 과격한 주가 폭락을 모면할 수 있는 방어막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BK 애셋 매니지먼트의 보리스 슐로버그 애널리스트는 “주식시장에서 발을 빼는 투자자들이 늘어날수록 주가 폭락이 발생할 여지가 낮아진다”며 “최근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 비관적인 움직임은 주가에 호재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펜하이머의 앤드류 버클리 포트폴리오 전략 헤드는 “자금 유출이 추세 하락 반전을 예고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인기 없는 강세장을 확인시켜주는 단면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몇 년간에 걸쳐 뉴욕증시가 수차례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강세장을 연출했지만 강력한 유동성 유입은 없었다는 지적이다.
반면 일부에서는 최근 펀드 자금 유출이 투자자들 사이에 미국 비중을 줄이고 해외 증시 비중을 늘리는 움직임이 더욱 확산되고 있다는 근거로 해석했다.
실제로 트림탭스에 따르면 글로벌 주식펀드의 경우 사상 최고치에 해당하는 자금 유입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스티펠 니클라우스 앤 코의 케빈 카론 시장 전략가는 “뉴욕증시가 일정한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으며, 불확실성이 적지 않은 상황”이라며 “투자자들은 펀더멘털을 보기 시작했고, 실물경제의 기초 체력이 강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