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동훈 기자] 경매시장에서 연립 및 다세대 주택의 인기가 고공행진하고 있다.
연일 치솟는 전셋값에 전세 세입자들이 연립·다세대 주택 매입에 나서고 있어서다. 연립·다세대는 아파트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낙찰가율(감정가액 대비 낙찰가비율)도 낮은 장점이 있다. 게다가 저금리에 투자 수요까지 경매시장으로 유입되자 낙찰 경쟁률이 껑충 뛰었다.
7일 부동산 및 경매법원에 따르면 서울지역 경매시장에서 연립·다세대 주택의 낙찰률(경매건수 대비 낙찰건수비율)이 45%를 돌파했다. 이는 경매시장에서 가장 거래가 활발한 아파트 수준까지 치솟은 것이다.
자료=대한민국 경매법원<송유미 미술기자> |
서울지역 25개구 중 15개구의 낙찰률이 전달대비 상승했다. 이달 동대문구의 연립·다세대 낙찰률은 80%로 가장 높았다. 경매물건 5건 중 4건이 주인을 찾았다. 전달(20%)과 비교하면 낙찰률이 급증한 것이다.
이어 동작구와 노원구, 마포구가 각각 66.7%, 강북구 52.9%, 성북구 51.7%, 강서구 50.9%로 낙찰률이 50%를 넘었다. 관악구와 중구는 낙찰률이 전달과 같았다. 구로구와 금천구, 성동구, 중랑구 등 8개구는 전달대비 낮아졌다.
이러한 분위기는 서울 이외 지역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경기도와 인천의 연립·다세대 낙찰률은 각각 35.8%, 37.2%에서 42.4%, 40.0%로 뛰었다.
연립 및 다세대의 경매 낙찰률이 상승한 건 전세 세입자 등 실수요자들이 시장에 대거 유입됐기 때문이란 시각이 많다. 전국 전세가율(매맷값 대비 전셋값 비율)을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의 평균 전세가율은 지난해 말 60% 후반에서 올해 초 70%를 넘었다. 지난달엔 71%를 돌파했다. 신축 및 역세권 단지의 경우 전세가율은 80~90%에 달하는 게 일반적이다.
경매전문인 서초역 인근 역세권공인 김지수 사장은 “주요 단지의 전세가율이 80%를 넘어서자 전세 세입자들이 소형 아파트를 매입하거나 경매로 연립·다세대를 낙찰 받는 사례가 늘었다”며 “수요자가 직접 경매 입찰에 참여하거나 낙찰가의 1% 안팎의 수수료를 부담하고 전문 기관에 의뢰하는 방법이 일반적이다”고 설명했다.
경매시장의 강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전세가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데다 전셋집 부족으로 주택 매입을 고려하는 수요가 늘었다. 게다가 저금리 기조로 투자심리가 호전된 것도 한 배경이다.
지지옥션 이창동 선임연구원은 “실수요자들의 경매시장 참여가 늘어 전반적인 지표가 상승하고 있다”며 “저금리 기조가 장기간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 경매시장에 참여하는 투자자들도 확대될 공산이 크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