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뉴욕증시의 섹터 간 ‘선수교체’가 활발하다.
은행주와 보험주가 최근 두각을 나타내는 반면 제약주와 배당주의 상승 열기가 한풀 꺾였다. 글로벌 경제 성장 및 인플레이션에 대한 전망이 달라진 결과로 풀이된다.
월가[출처=블룸버그통신] |
JP모간이 최근 3개월 사이 13% 뛰면서 15년래 최고치에 올랐고, 골드만 삭스 역시 같은 기간 9% 이상 상승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국채 수익률 상승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저점인 1.64%에서 최근 2.24%까지 상승했다.
금리 상승은 배당 매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S&P500 지수의 부동산 투자신탁이 올해 고점에서 9.2% 떨어진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지난 2013년 연방준비제도(Fed)가 이른바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계획을 발표한 뒤 발생한 현상과 최근 움직임이 상당히 흡사하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얘기다.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2013년 5월 1.63%에서 9월 2.99%까지 오른 사이 은행주가 6% 뛰었고, 유틸리티는 11% 떨어졌다.
미국 연준이 금리인상에 소극적인 데다 유럽과 일본, 중국 등 주요국이 부양책에 적극 나서면서 디플레이션 우려가 꺾인 것도 증시의 ‘로테이션’을 부추기는 것으로 판단된다.
한 가지 특징적인 것은 섹터간 명암 교체가 전반적인 지수를 끌어올리지는 못했다는 점이다. 지난 2009년 3월 이후 200% 이상 폭등한 S&P500 지수는 올 들어 3% 이내로 오르는 데 그쳤다. 이는 글로벌 주요 증시에 비해 뒤쳐지는 수치다.
뉴욕증시의 시가총액은 24조6000억달러로, 글로벌 증시에서 미국의 비중은 35%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연초 38%에서 상당폭 하락한 것이다.
올들어 미국의 시가총액 비중 하락은 2008년 금융위지 이후 최대폭이라고 시장 전문가들은 강조하고 있다.
커먼웰스 파이낸셜 네트워크의 브래드 맥밀란 최고투자책임자는 “뉴욕증시의 상승 폭과 상승 속도가 지나쳤다”며 “투자자들은 수익률 기회를 찾아 해외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연준의 금리인상 가능성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는 얘기다.
퍼머넌트 포트폴리오 패밀리 오브 펀드의 마이클 쿠지노 펀드매니저는 “미국 통화정책의 장기 방향이 바뀌는 시점”이라며 “주식 투자자들이 금리인상 가능성을 적극 반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