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러시아 경제가 6년 만에 침체로 빠져들고 있다. 1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 유가 급락과 서방의 경제 제재에 따른 타격이 실물경제에서 확인됐다.
15일(현지시각) 주요 외신에 따르면 1분기 러시아 경제는 전년 동기 대비 1.9% 위축됐다. 지난해 4분기 0.4% 성장한 러시아 경제는 2009년 이후 처음으로 침체로 빠져들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출처=AP/뉴시스] |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서방의 경제 제재와 유가 급락, 여기에 루블화 약세까지 갖가지 악재가 소비부터 국가 재정까지 실물경제에 커다란 흠집을 냈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생트 페테르스부그스 은행의 올가 라프시나 리서치 헤드는 “러시아 경제는 정점을 지나고 있다”며 “금융시장은 비교적 빠른 회복을 보이고 있지만 실물경기는 하강 기류를 타고 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의 채권시장은 연초 이후 달러화 기준으로 45%에 이르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는 32개 주요 이머징마켓 가운데 최고치에 해당한다. 또 달러화 기준의 RTS 지수는 올들어 32%에 이르는 상승을 나타내고 있다.
러시아 중앙은행이 지난 13일 루블화를 매도, 지난해 6월 이후 처음으로 시장 개입에 나서는 등 부양 의지를 보인 결과로 풀이된다.
문제는 소비를 포함한 실물경기의 냉각 기류다. 라보뱅크의 피오트르 마티스 전략가는 “민간 소비가 여전히 위축되고 있다”며 “국제 유가 상승이 러시아 경제에 호재가 될 것으로 기대되지만 단기간에 강한 반전을 이루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단스케 은행의 블라디미르 미클라세브스키 전략가 역시 “2분기 성장률은 더욱 악화될 수 있다”며 “중앙은행이 긴축을 단행한 데 따라 기업 투자와 민간 소비가 감소 추세로 돌아설 전망”이라고 주장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올해 러시아 경제가 2.8%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럽부흥개발은행(EBRD)는 러시아의 마이너스 성장률이 2016년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