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지유 기자] 국무총리실 산하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윤석명 연구위원이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50% 인상한 뒤 이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보험료를 17% 이상으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국민연금 보험료가 9%인 것과 비교하면 두배 가량으로 늘어나는 셈이다. 윤 연구위원은 또 기초연금과의 연계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밝혔다.
윤석명 연구위원은 18일 국회에서 열린 국가 경쟁력 강화포럼에 참석해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 인상에 대해 설명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 설명회는 윤상현 새누리당 의원이 주관했으며, 새누리당의 이주영·강석훈·문정림·윤영석 의원 등이 참석했다
윤 연구위원에 따르면 지난 2007년 논의 당시 국민연금 보험료를 2018년까지 12.9%(국민연금 소득대체율 40% 기준)까지 인상하기로 논의했다. 소득대체율을 40%에서 50%로 인상하려면 이 보험료 12.9%에서 추가로 4%포인트 인상이 필요하다. 결국 17% 수준이 돼야 한다.
그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소득대체율은 40.6%, 평균 보험부담률이 20%인 점을 고려하면 소득대체율 50%는 장기적으로 약 20%의 부담을 초래할 것"이라며 "이는 굉장히 중요한 시사점"이라고 강조했다.
▲ 국가경쟁력강화포럼이 열린 18일 오전 국회에서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이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에 관해 참석한 새누리당 의원들에게 설명하고있다. <출처 = 뉴시스> |
작년 말 현재 국민연금 가입자는 총 2113만명이다. 이중 보험료를 내기 어려운 납부 예외자는 457만명, 장기체납자는 457만명으로 약 569만명이 국민연금 사각지대에 속해 있다.
또 월 소득구간별 가입률은 ▲100만원 미만 15% ▲100만~200만원 60.7% ▲400만원 이상 96.6%이다. 소득 수준이 낮을 수록 사각지대에 속해 있는 비율이 높다.
이같은 통계를 근거로 윤 연구위원은 소득대체율을 높이면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고, 이 경우 국민연금에 가입돼 있다고 해도 보험료를 제때 내지 못하는 근로자의 수가 높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 연금에 가입조차 하고 있지 못하는 취약계층의 수도 늘어나 결과적으로 혜택을 받는 사람에게만 수혜가 몰린다는 것이다.
윤 연구위원은 소득대체율을 직접 인상하는 대신 ▲노동기간 연장에 따른 연금 가입기간 연장 ▲연금 사각지대 근로자의 가입 확대 등을 '공적연금 강화 방안'으로 내놓았다.
그는 "(한국의 국민연금은)가입기간이 짧기 때문에 그렇지, 소득대체율은 그렇게 낮지 않다"며 "청년실업률과 함께 고령자의 근로를 장려하면서 어떻게 해서든지 노동시장에서 근로자가 오래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 "공적연금 강화의 진정한 길은 국민연금에 가입 못하고 있는 취약계층을 가입할 수 있게 끌어들이는 것"이라며 "먹고 살 만한 사람들만 혜택받고 있어 소득대체율을 높이면 그들에게만 혜택이 더 간다"고 지적했다.
이밖에도 '노인에게 제공되는 현물급여(건강보험, 대중교통 무료 이용 등)를 감안한 후 적정 소득대체율 산정', '노인들이 소유하고 있는 주택을 현금화 또는 유동화시켰을 경우를 상정해 노인 빈곤율 재산정' 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이렇게 하면 현금지급만 절대적으로 보고 있는 현재의 시각에 비해 노인빈곤율이 현격하게 낮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여성 경제활동참가율이 높아져 '1인 1연금'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윤 연구위원은 밝혔다. 맞벌이 가정이라면 소득대체율이 40%라고 해도 총 80%의 소득대체율이 된다는 것이다.
윤 연구위원은 "이러한 개념에서 보면 40% 소득대체율이 낮지 않을 수 있다"며 "소득대체율 논쟁이 어떤 면에서 보면 굉장히 큰 문제가 안되는데 너무 부풀려서 얘기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또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을 연계하는 문제와 관련해서도 그는 OECD 보고서를 인용해 "65세 이상의 70%에게 주는 기초연금을 주는 제도가 돈은 많이 들어가면서 노인빈곤률 떨어뜨리는 효과가 없고 노인양극화가 심각하다(고 나와 있다)"며 "지금 (지급대상 비율인) 70%를 줄여서 소득이 적은 사람에게 더 주라고 보고서에 나와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지유 기자 (kimji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