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남현 기자] 수출단가 하락에도 수출물량이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단가가 하락할 경우 물량이 늘어난다는 통상의 개념과 배치되는 것이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다만 이 같은 현상은 세계경기 부진이 예상보다 오래 지속되고 있는데 따른 것이란 분석이다. 아울러 '아베노믹스'가 지속되면서 일본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가격 인하를 시작한 때문이란 해석도 나온다.
<자료제공=한국은행> |
반면 같은 기간 수출물량지수 증감률은 전년 동월 대비 각각 5.8%, -2.2%, 4.6%로 등락을 반복했다. 3개월치를 산술평균하면 5.13% 상승을 기록했다. 다만 이를 지난해 4분기 수출물량지수 평균치(5.49%)와 비교하면 오히려 0.36%포인트 감소한 셈이다. 지난해 하반기엔 수출물가지수 하락에 수출물량이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었다.
이와 관련, 한은 조사국 관계자는 “수출물량에 영향을 주는 것은 가격뿐만 아니라 수요다. 그만큼 세계경제가 부진해 세계 수입수요가 살아나지 않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은 앞서 발표한 ‘금융위기 이후 무역환경 변화와 우리나라의 수출’ 자료에서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수입증가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2000~2007년) 4.4%와 10.7%에서 위기 이후(2011~2013년) 0.9%와 6.4%로 둔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은 경제통계팀 관계자도 “가격이 하락해 물량이 증가한다는 의미는 대체효과가 있다고 표현한다. 다만 대체재가 없다고 가정한다면 가격에 비탄력적일 수밖에 없다. 통상 원유가격 수입에서 그런 경우가 많은데 뒤집어 수출의 경우에도 이와 같은 경우가 있다”고 전했다.
<자료제공=LG경제연구원> |
최문박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지난달 말 내놓은 보고서에서 “일본의 경우 지난해 4분기 이후부터 수출단가가 하락하는 동시에 수출 물량이 증가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수출가격 하락은 유가급락에 기인한 부분도 있지만, 그 외에 엔저 지속에 대한 믿음이 커진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지난 15일 금융통화위원회 기자회견에서도 “최근 2년6개월여간에 급격한 원/엔 환율 하락이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상당한 부담을 주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특히 일본 기업과의 경합도가 큰 업종, 자동차라든가 철강, 기계 등에서 부정적인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그는 또 “자동차 산업의 시장점유율 추이를 분석해 보면 지금 타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김남현 기자 (kimnh21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