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그리스와 국제채권단 간 교착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장 클로드 융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 위원장이 새로운 중재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융커의 중재안은 채택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으며 오히려 국제통화기금(IMF), 독일 등과의 갈등 상황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는 평가다.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 <출처 = AP/뉴시스> |
아울러 IMF가 아닌 세 개의 창구를 통해 그리스에 약 50억유로 규모의 지원을 제공하고 이에 대한 대가로 그리스가 IMF나 독일 등 강경세력이 주장하던 것보다 비교적 적은 규모의 경제개혁을 이행하는 방안을 해결책으로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는 토 비마 보도를 소개하며 EC 관계자들은 융커 중재안이 여러 대안 중 하나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채택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고 평가했다.
경제관련 이슈를 책임지고 있는 EC 대변인은 트위터를 통해 토 비마가 보도한 융커 중재안 문건이 실제로 존재하는지 알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융커가 제시한 중재안은 오히려 IMF 및 독일과의 의견 대립을 보여주는 증거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그리스 관련 논의에 있어 IMF와 독일은 강경론을 굽히지 않고 있으며, EC 관계자들만이 그리스와 이들 간 이견을 좁히기 위해 애쓰고 있다.
신문은 이어 국제채권단 내부에서 융커의 입장에 대한 불만도 만만치 않다며, 예룬 데이셀블룸 유로그룹 의장도 (그리스 상황에 대한) 충분한 근거 없이 중재에만 나서려는 EC 입장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바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융커 중재안은 유럽중앙은행(ECB)이나 IMF 측도 모르고 있는 사안으로, 앞서 키프로스 논의에서 올리 렌 당시 EC 경제통화담당 집행위원이 IMF와 독일이 주도하는 구제금융 방안을 막으려했다가 실패한 것과 마찬가지로 융커안도 실패로 끝날 수 있다는 관측이다.
FT는 그리스가 필요로 하는 자금을 제공하기 위해 충족해야 할 조건을 결정하는 권한은 결국 유로그룹과 IMF가 쥐고 있는 만큼 융커 중재안은 큰 힘을 받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