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탁윤 기자] "공무원연금 특위 구성할 때는 의원들이 서로 안하려 했지만, 예결위는 서로 하려고 난리입니다."
국회의 한 관계자는 최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구성을 놓고 벌이는 국회의원들간의 암투 양상에 대해 이같이 귀띔했다. 공무원연금 개혁과 예산결산 심사 모두 국회 특별위원회 소관으로 복잡하고 민감한 현안을 다룬다는 점이 비슷하다.
하지만 공무원연금 개혁은 공무원집단의 반발이 있어 '표'에 도움이 안되는데 반해 예산안 심사는 각 지역구 민원성 예산 확보에 도움이 된다. 이런 이유로 선호도가 확연히 차이날 수 밖에 없다. 특히 내년 4월에 총선이 있다.
19일 국회에 따르면 임기 중 마지막해 예결위원이 되기 위해 의원들간 물밑 신경전·로비전이 치열하다.
▲ 주호영 새누리당 의원(왼쪽)과 김재경 의원 <사진=뉴시스> |
새누리당 김재경 의원과 주호영 의원이 출사표를 던졌다. 둘다 3선 의원으로 김 의원은 PK(진주), 주 의원은 TK(대구) 출신이다. 나이는 주 의원(1960년생)이 김 의원(1961년생) 보다 한 살 많다. 특히 주 의원은 현재 맡고 있는 대통령 정무특보직도 내려놓겠다는 배수진을 친 상태다.
현재 국회 윤리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재경 의원은 관례상 차기 예결위원장은 자기 몫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당 정책위의장 출신인 주호영 의원은 이완구 전 원내대표 당시 본인이 맡기로 약속했었다며 맞서고 있다.
해외출장중인 주호영 의원은 이날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예결위원장은) 원래 내가 하기로 돼 있는 것"이라며 "내일 저녁 (한국에) 들어가서 자세히 설명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주 의원측은 현재 "김재경 의원의 자기중심적 행보에 세월호 협상, 공무원연금 개혁 등으로 고생한 주호영 의원이 피해를 봤다"며 "김재경에게 주호영이 도전하는 게 아니라 주호영에게 김재경이 도전하는 것이 팩트"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김재경 의원은 "차기 예결위원장직을 보장받았다고 하는 것은 전임 원내대표 권한"이라며 "만약에 보장받았다고 하더라도 문제고, 권력의 사당화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예결위원장은 새누리당의 관례상 추대가 원칙이다. 하지만 불가피할 경우 경선을 치르겠다는 게 당의 방침이다. 김 의원은 이같은 경선 방침에 대해 "최선을 다하겠지만 경선은 둘 다 망하는 것"이라며 "경선은 안하는 게 맞다"고 밝혔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통상 다른 16개 상임위원회가 2년 주기로 위원들을 교체하는데 비해 1년 단위로 위원을 교체한다. 의원들은 예결위원을 맡으면 자신의 주 상임위와 겸임한다. 예결위원은 총 50명이다. 여야 원내지도부가 신청을 받아 지역과 전문성 등을 두루 고려해 배정한다.
국회의 한 베테랑 보좌관은 "여야 가리지 않고 지도부에 줄을 대기 위한 사전작업이 치열하다"며 "특히 인접한 지역구 의원들끼리 눈치작전과 경쟁이 치열하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정탁윤 기자 (ta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