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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정탁윤 기자] 이른바 '김영란법'을 만든 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이성보 이하 국민권익위) 조차 연간 4억원이 넘는 돈을 '특수활동비'로 편성하고, 불투명하게 쓴 것으로 드러났다.
<자료=국회> |
국회와 정부부처가 '특수활동비'를 불투명하게 사용해 비판받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권익위도 똑같은 행태를 보이는 것이다.
21일 국회에 따르면, 국민권익위는 '부패정보수집 및 사건조사 등 활동비'로 집행하기 위해 특수활동비로 4억 5200만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2014년도 지출내역을 확인해본 결과, 총 23차례에 걸쳐 500만 ~ 4100만원을 '부패방지국 출납공무원'이 현금으로 수령했. 권익위는 출납공무원이 일차적으로 이 돈을 수령한 후 소요에 따라 위원장 등에게 배분했다.
그러나 누가 어디에 썼는지 구체적인 집행현황 자료를 국회에 제출하지 않았다. 이에 국민권익위원장 등 간부들의 구체적인 특수활동비 사용 내역을 파악할 수 없다.
이에 대해 국회 관계자는 "국민권익위의 경우처럼 월정액 개념으로 주기적으로 현금으로 특수활동비를 인출하면 집행지침 등에 부합하게 '직접 소요되는 경비'에 지출되는 지 확인할 수 없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또 "직접 조사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들이 아닌 위원장을 비롯한 간부 공무원들이 집행하는 특수활동비의 경우, 직접 소요되는 경비로 보기 어려우며 업무추진비성 경비를 특수활동비로 집행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업무 담당 조사관들에게도 직접 소요되는 경비로 지급하기 보다는 포괄적인 활동비 성격으로 지급된다는 비판이 있다"고 덧붙였다.
국민권익위 관계자는 이와 관련 "부패방지활동을 하는 사람에게만 지원하고 있고 정부 지침에 맞게 집행하고 있다"며 "(권익위 포함) 각 기관들이 기재부 지침에 따라 개인별 리스트는 나가지 않는다. 정부톤에 맞춰서 제출할 수 밖에 없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권익위만의 문제는 아니고 또 정부 각 부처 (특수활동비) 규모를 보면 작은 포션에 속한다"며 "특수활동비를 집행하고 있는 모든 기관들이 공통적으로 움직여야 하는 것이어서 공통적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 2008년 옛 국민고충처리위원회와 국가청렴위원회, 국무총리 행정심판위원회 등의 기능을 합쳐 출범했다. 3대 위원장이었던 김영란 전 대법관이 부정부패 방지법인 이른바 '김영란법'을 최초로 제안했다. 이 법은 국회를 통과해 내년 9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정탁윤 기자 (ta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