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배효진 기자] 인도중앙은행(RBI)이 다음달 2일 정례 통화정책회의를 앞두고 시장에서는 추가 금리인하 조치가 나올 것이란 기대가 뜨겁다. 지난해 4분기 인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7.4%로 중국을 추월했지만 최근 경제 성장세가 둔화된 까닭이다.
인도 상점가 <출처=블룸버그통신> |
인도의 수출 규모는 지난 4월까지 5개월 연속 하락했다. 4월 산업생산은 2.1% 성장해 5개월래 최저치를 찍었다. 물가를 반영한 자본투자 대출 규모도 2004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물가상승률(인플레이션)이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점도 금리인하 기대를 높이는 배경이다.
4월 인도 소비자물가지수(CPI)는 4개월래 최저치인 4.87%를 기록했다. 당국은 내년 1월까지 인플레이션률을 6% 이하로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제시한 바 있다.
이에 전문가 대다수는 RBI가 세 번째 금리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RBI는 올 들어서만 기준금리를 두 차례 인하한 바 있다.
26일(현지시각) 인도 언론 비즈니스스탠다드의 설문조사에 참가한 10명 전원은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종전 7.50%에서 25bp에서 (1bp=0.01%) 인하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신용평가회사 크리실의 DK 조시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낮은 인플레이션과 빈약한 경제상황을 고려하면 중앙은행이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L&T파이낸셜서비스 루파 레게 니트슈어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지표들은 인도가 심각한 디플레이션으로 기울고 있음을 시사한다"며 "6월 금리인하가 없을 경우 불확실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몬순(우기)에 따른 기후변화를 고려하면 기준금리 인하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매년 6~9월 몬순의 강우량은 인도의 곡물 생산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엘니뇨로 인한 폭염이 발생해 가뭄 우려가 부각되고 있다. 인도 CPI 바스켓에서 식료품 비중은 47.6%다. 물가상승률 변동폭이 작황에 따라 널뛰기할 수 있다는 의미다.
RBI도 이런 점을 고려해 2008년 금융위기를 제외하면 레포금리를 기준금리로 취급하기 시작한 2004년 이후 몬순 기간에 기준금리를 내린 적이 없다.
아룬 싱 던앤브래드스트리트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엘니뇨에 따른 기후변화로 식료품 물가가 치솟을 위험이 있어 당국이 정책을 가져가는 데 조심스러울 것"이라며 통화 동결을 예상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중앙은행의 완화적 통화기조가 오는 6월 이후로는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ICICI증권 아 프라산나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이 추가로 더 하락할 것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에 기준금리가 7.25%에 머무르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배효진 기자 (termanter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