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한 가격하락 품목의 기여도는 -1.9%포인트로 지난해 -0.9%포인트의 두 배 이상으로 확대됐다. 특히 석유류 및 도시가스 등 7개 품목의 물가하락 기여도는 -1.4%포인트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또 올해 물가가 10% 이상 하락한 품목 22개를 보면 국제항공료, 도시가스, 도시가스 연결비, 등유, 휘발유, 경우 등 석유관련 서비스 및 상품 품목이 주류를 이뤘다.
시계열을 넓혀 2011~12년과 2013~15년을 비교하면 물가상승률은 각각 3.1%와 1.2%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가격하락 품목수는 79개(16.4%)에서 126개(26.3%)로 늘었다. 이는 주로 국제원자재가격 하락과 농산물 공급증가 등에 기인할 것으로 풀이했다.
농산물은 재배기술 발전과 기상여건 호조에 따른 공급기반 개선에다 농산물 가격이 조정되는 과정에서 하락 품목이 증가했다고 봤다. 실제 2010년에서 2012년까지 농산물가격의 누적상승률은 34.4%에 달했다. 이를 연중으로 환산하면 매년 10% 넘는 상승률을 이어온 셈이다.
공업제품의 경우는 원화강세와 국제원자재 가격 하락 등 대외요인에 주로 기인했다고 봤다. 특히 대형유통업체의 점유율 확대와 경쟁심화 등 구조변화와 일부 수요부진도 가격하락요인으로 꼽혔다.
서비스업종에서는 유가하락에 따라 국제항공료 중 유류할증료가 하락했고, 반값 등록금 이슈에 따라 대학 등록금이 떨어진 것도 가격하락요인으로 작용했다.
다만 이 같은 가격하락 품목확대에도 불구하고 가격하락품목 비중이 디플레에 빠졌던 선진국에 비해서는 낮다는 분석이다. 실제 우리나라의 가격하락품목 비중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3%로 낮아졌던 2013년 26%에서 2014년 26%, 2015년(1~4월 중) 27%로 거의 차이가 없다.
반면 일본은 소비자물가가 1.3%였던 1993년 물가하락품목 비중이 34%에 달했고 1994년 47%에 이어 디플레 진입시기로 일컬어지는 1995년엔 52%로 급증하는 현상을 보였었다.
이와 관련해 김웅 한은 물가동향팀장은 “물가하락 품목수가 2013년 이후 유지되고 있다”며 “물가 수준이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광범위한 품목으로 확산된다는 디플레 정의에 비춰 현 상황을 디플레라 말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김남현 기자 (kimnh21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