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곽도흔 기자] 우리 경제가 사면초가에 빠져들고 있다.
버팀목 역할을 해왔던 수출이 올들어 5개월 연속 감소했다. 특히 지난달 수출 감소폭이 올해 최대인 10.9%까지 확대됐다.
수출 부진은 생산과 투자에 악영향을 줘 2개월 연속 감소세로 이어졌다. 겨우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소비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으로 다시 위축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세월호로 인해 타격을 입었던 음식숙박업, 여행관광업계는 초비상이다.
이러다가는 올해 경제성장률이 3%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이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수출이 전년동월대비 10.9% 감소한 423억 92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1일 밝혔다. 이는 다섯달 연속 감소한 것이며 올 들어 가장 큰 폭으로 급감한 것이다. 수입은 전년대비 15.3% 급감한 360억 7200만달러로 넉달 연속 두 자릿수 이상 감소했다.
정부는 수출 부진이 원인으로 국제유가 하락과 엔화 약세가 계속되는 데다 세계 교역량이 전반적으로 줄어들면서 악화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수출은 지난해 기준으로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의 약 50%를 차지한다. 수출 부진은 생산과 투자에도 악영향을 주고 경제성장에도 큰 걸림돌이다.
기획재정부가 지난달말 발표한 4월 전산업생산은 전월대비 0.3% 감소했고 설비투자와 건설기성도 각각 0.8%. 2.6% 감소했다. 생산과 투자는 2개월 연속 감소한 것.
소비는 1.6% 늘었지만 1월 -2.8%, 2월 2.6%, 3월 -0.5%로 회복세가 강하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메르스 확산으로 국내 관광산업 등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돼 앞날도 밝지 않다. 소비자물가는 5개월 연속 0%대를 유지하면서 정부 전망(2.0%)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김병환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은 "소비 등 내수 개선세가 강화되고 있으나 수출 둔화 영향으로 생산·투자 회복으로 확산이 지체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수출이 세계경제 성장세 둔화와 수출경쟁력 약화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부진이 점차 심화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처럼 수출과 내수가 동시에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올해 성장률이 3%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국제통화기금(IMF)와 한국은행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1%로 낮췄으며 외국계 투자은행들은 2%로 떨어뜨렸다. 국책연구기관인 KDI도 정부의 구조개혁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을 경우 2%대 후반대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정부도 이달말 발표 예정인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지난해말 전망한 올해 성장률 3.8%에서 3%대 초반으로 크게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5월초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이 작년 수준(3.3%)을 보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경환 경제팀이 출범하고 수출증가율이 4.8% 감소했는데 이것만으로도 성장률이 2.5%p 감소한 것"이라며 "지난 10개월간 셀 수도 없이 나온 경제대책 중 유난히 보이지 않은 것이 수출대책이었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곽도흔 기자 (sogoo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