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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존 인플레 ‘컴백’ ECB에 양날의 검

기사등록 : 2015-06-03 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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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화 달러화에 대해 2% 급등, 국채 수익률도 UP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유로존 인플레이션이 6개월만에 처음으로 상승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비전통적 통화정책이 디플레이션 리스크를 해소하는 데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다.

인플레이션이 시장 예상보다 큰 폭으로 오르자 유로화가 강세를 나타냈고, 독일 국채가 하락했다.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ECB가 양적완화(QE)의 조기 종료 압박을 받을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 유로존 디플레 리스크 탈출

2일(현지시각) EU 통계청 유로스타트가 발표한 5월 유로존 소비자물가는 연율 기준 0.3%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0.2%를 웃도는 수치다.

유로화 동전[출처=AP/뉴시스]
 특히 변동성이 높은 음식료와 에너지를 제외한 핵심물가가 지난달 0.9% 뛰었다. 이는 ECB의 정책 목표치인 2.0%를 크게 밑도는 수치이지만 상승 추세가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다는 데 업계 이코노미스트의 의견이 모아졌다.

또 지난달 서비스 가격이 1.3% 상승해 전월 1.0%에서 인플레이션이 상당폭의 가속도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 수요와 소비가 회복되면서 물가 상승을 자극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ABN 암로의 닉 쿠니스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지표 추이로 미루어볼 때 유로존 경제가 시장이 판단했던 것처럼 실질적인 디플레이션 리스크를 맞았던 일이 없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반면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제니퍼 맥퀀 이코노미스트는 “5월 인플레이션 지표는 ECB 정책자들이 안도하기에 충분하다”며 “하지만 당분간 추이를 좀 더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부에서는 올해 연간 인플레이션 전망치가 상향 조정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크레디트 아그리콜의 프레드릭 듀크노제트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3월 ECB는 올해 인플레이션이 제자리걸음을 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5월 지표는 전망치의 상향 조정 가능성을 열었다”고 말했다.

유로 ‘빵 떴다’ ECB 행보에 변화?

유로존의 인플레이션 상승에 금융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했다. 지표 발표 후 유로화는 뉴욕외환시장에서 장 초반 달러화에 대해 2% 급등했다.

유로/달러는 1.12달러까지 오른 뒤 상승폭을 장중 1.7% 선으로 축소했다. 이날 상승폭은 2주간 최대치에 해당한다.

크레디트 아그리콜의 마크 맥코믹 외환 전략가는 “최근 달러화가 단기 급등한 데다 유로존 인플레이션 지표 상승, 여기에 그리스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감이 유로화 상승을 이끌었다”며 “유로화 하락에 베팅했던 트레이더들이 차익 실현에 나서는 움직임”이라고 설명했다.

독일 국채는 하락했다. 유로존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높아진 데다 물가 상승에 따라 국채 투자 매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독일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장중 15bp 급등하며 0.69%까지 올랐다.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 역시 각각 15bp 내외로 동반 상승했다.

DZ뱅크의 펠릭스 허만 애널리스트는 “유로존 인플레이션이 시장의 예상보다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는 의견이 번지고 있다”며 “이 때문에 ECB가 QE를 조기 종료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고개를 들면서 투자자들이 국채 ‘팔자’에 나섰다”고 전했다.

이날 인플레이션 지표는 ECB의 통화정책 회의를 하루 앞두고 발표됐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의 시선이 정책자들의 행보에 집중된 상황이다.

에바트레이드의 나임 애슬람 애널리스트는 “이번 인플레이션 지표는 ECB에 양날의 검과 같다”며 “정책 효과가 확인된 동시에 독일 분데스방크가 QE의 조기 종료를 주장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된 셈”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다수의 이코노미스트는 성장률과 고용 등 유로존의 주요 경제 지표가 여전히 부진한 만큼 ECB가 적어도 이번 회의에서 정책 행보를 바꾸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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