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최근 1년 사이 생명공학 섹터가 50% 이상 폭등, 지난해 7월 버블 가능성을 경고한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체면을 구겼다. 중앙은행과 싸우지 말라는 격언이 주식시장에서는 통하지 않은 셈이다.
옐런 의장을 또 한 차례 당혹스럽게 한 것은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이다. 2일(현지시각) 자신의 블로그에서 그는 주가가 고평가된 것이 아니라 정상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출처=AP/뉴시스] |
S&P500 지수가 이 같은 추세로 상승세를 지속했다면 올해 1분기 지수가 2123까지 올랐을 것이라는 계산이 가능하다고 그는 주장했다.
버냉키 전 의장이 집계한 수치는 지난 2월 기록한 1분기 고점인 2120에 비해 불과 3포인트 높은 수치다. 또 1분기 종가인 2068에 비해 55포인트 높은 것이다.
연초 이후 투자자들 사이에 주가 버블 및 폭락 경고가 끊이지 않고 있지만 버냉키 의장은 주가가 정상 수준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또 자신의 계산법과 다른 잣대로 주가를 분석하더라도 결과는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버냉키 전 의장은 “지난 6년간 주가가 급속하게 상승했지만 금융위기 직후 주가가 극심하게 저평가됐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며 “연준의 비전통적 통화정책은 주가 버블을 양산한 것이 아니라 주가를 정상 수준으로 복귀시킨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옐런 의장의 주가 밸류에이션 경고와 크게 대조를 이루는 의견이다. 지난해 7월 생명공학 및 소셜미디어 섹터에 대한 버블 경고에 이어 올해 5월까지 옐런 의장은 주가 밸류에이션이 지나치게 높다며 증시 과열을 경계했다.
특히 초저금리를 근거로 주식의 밸류에이션을 정당화하는 시장의 잣대에 일침을 놓았다. 금리인상을 단행할 경우 주식시장에 커다란 충격이 가해질 것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증시는 옐런 의장의 경고에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 최근 12월 사이 아이셰어 나스닥 바이오테크놀로지 상장지수펀드(ETF)는 52% 랠리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S&P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 역시 각각 9.7%와 20%에 이르는 상승 기록을 세웠다.
웰스프론트의 버튼 G. 말키엘 최고투자책임자는 “옐런 의장과 연준 정책자들이 주식 밸류에이션에 대한 통찰력을 지녔다면 최근처럼 고평가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를 높이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