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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저에 메르스까지…'엎친데 덮친' 관광·유통업계

기사등록 : 2015-06-03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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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행 요우커 98% 늘 때 한국은 30% 그쳐

[뉴스핌=한태희 기자] 관광·유통업계가 한국에서 일본으로 발을 돌리는 중국인 관광객(요우커)을 속수무책으로 바라보고 있다. 엔저 영향으로 일본을 찾는 요우커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국내에선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란 악재가 터져서다.

여행 예약 취소 등으로 관광업계가 1차 피해를 받은 가운데 요우커 증가 둔화로 백화점을 포함한 유통업계가 2차 피해를 받는 상황이다. 관광·유통업계에선 정부가 메르스 공포를 조지 진정시키지 못하면 일본에 요우커를 완전히 뺏길 것으로 우려한다.

3일 법무부와 일본정부관광청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4개월간 엔저 영향으로 일본을 찾는 요우커가 98%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한국을 방문한 요우커는 30% 증가에 그쳤다. 한국행 비행기를 타려던 요우커가 일본으로 발을 돌렸다는 얘기다.

관광·유통업계는 일본행 요유커 급증, 한국행 요우커 둔화 요인으로 엔저를 지목한다. 엔화 가치가 떨어지면 일본 여행의 경비를 줄일 수 있고 더 많은 관광 상품을 구매할 수 있어서다. 이날 기준 원/엔 환율은 891.41원으로 지난 1월 초에 비해 2.8% 떨어졌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의 사망자와 3차 감염자가 발생해 전염에 대한 불안감이 퍼지고 있는 가운데 2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여행객들이 검역소를 통과하고 있다.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엔저 영향으로 관광 및 여행업계가 1차 피해를 받고 있다. 당장 한국으로 온다는 요유커가 줄고 있어서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메르스 악재가 터져 여행 예약 취소는 이어지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메르스 악재로 최근 중국과 대만객 관광객 약 2500명이 국내 관광 예약 상품을 취소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중국 쪽에선 과거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를 경험했기 때문에 메르스 확산에 대한 우려가 높은 것으로 안다"며 "이달 약 9000명의 중국인 관광객이 한국에 올 예정이었으나 지난 2일 집계 기준으로 550명이 취소했다"고 설명했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이날 기준으로 약 120명이 예약을 취소했다"며 "전체대비 약 3%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여행을 가도 되냐, 안전하냐고 묻는 전화가 계속 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요우커의 한국 관광 예약 취소는 고스란히 백화점을 포함한 유통업계에 피해를 줄 것으로 보인다. 춘절(중국의 설)과 노동절 등으로 현재까진 매출 감소에 결정타를 맞은 것은 아니지만 여행 예약 취소가 줄줄이 이어질 경우 실적 하락도 고민해야 한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현재까지 큰 문제는 없지만 상황이 심각해지면 고객이 줄고 매출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메르스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백화점 관계자는 "아직은 지켜보는 단계지만 중국 관광객의 여행 취소가 계속되면  실적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한태희 기자 (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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