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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합병] 美 헤지펀드 '합병반대' 노림수는?(종합)

기사등록 : 2015-06-04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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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병비율 불만..반대" VS "합병 실패 가능성 낮아"

[뉴스핌=김양섭 기자] 미국계 헤지펀드가 삼성물산 지분 7% 지분 보유 사실을 알리면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반대의사를 표명했다. 재계와 금융투자업계 안팎에선 헤지펀드측의 '진의'와 '전략'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헤지펀드 엘리엇(Elliott Associates, L.P)은 4일 삼성물산의 지분 7.12%(1112만5927주)를 갖고 있다고 공시했다. 엘리엇측은 국내 한 대행사를 통해 "제일모직의 삼성물산 합병 계획안은 삼성물산의 가치를 상당히 과소평가 했을 뿐 아니라 합병조건 또한 공정하지 않으며 삼성물산 주주들의 이익에 반한다"고 주장했다. 5%룰에 따라 지분보유 사실을 공시하면서 공개적으로 '합병반대' 의사를 표명한 것이다.

삼성물산 주가는 11% 급등세로 장을 출발하는 등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제일모직도 급등세를 보이긴 했지만 삼성물산보다 상승폭이 6%포인트정도 낮은 상태다. 오후 1시 현재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상승률은 각각 11%, 5%대다. A증권사 관계자는 "비율이 정해진 뒤에는 합병비율이 무너질 정도의 주가 차이가 발행하면 아비트리지(차익거래)가 발생하게 된다"면서 "갭이 크다면 시장이 실패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해석도 가능할 것 같다"는 의견을 전했다.

◆ 수면 밑 '엘리엇', 합병 발표 후 '추가 매수'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엘리엇측은 기존에 4%대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가 합병 발표 이후 추가 매수를 통해 7%까지 지분을 늘린 것으로 추정된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지분이 5% 이상이 되면 5일내 관련 내역을 공시해야 한다.

엘리엇측이 제시한 지분 세부 변동내역에 따르면 변동일은 6월 3일, 취득방법은 장내매수이고,  보유주식수는 0주에서 1112만5927주로 변경됐다. '변동일'에 대해 엘리엇측은 '증권시장에서 주식등을 매매한 경우에는 그 계약체결일'이라고 설명했다.

이 공시 내용에 따르면 엘리엇측은 보유 주식 전량을 전일 장내에서 매수한 것이 되지만 전날 삼성물산의 전체 거래량은 417만주에 불과해 앞뒤가 맞지 않는다.

오의용 금감원 지분공시 1팀장은 "내용을 확인해 보니, 기존에 770만주정도 보유하고 있고 어제 나머지 물량을 사면서 보고의무가 발생한 것인데 기존 매매내역을 다 생략했다"면서 "정정공시를 요구해 오늘중으로 정정공시나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시 내용에 따르면 지분 취득단가가 6만3500원으로 기재돼 있지만, 기존 주식들의 매매내역을 포함한 것인지 전일 매수한 취득단가만 표기한 것이지 모호하다. 전날 삼성물산 주가는 6만2800원에서 6만4000원 사이에서 움직였다.

◆ 합병비율 '불만'..삼성측 "시장 평가로 결정"

최근 합병 발표 후 주가가 올랐지만 작년 6월에 찍었던 고점(7민9700원)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엘리엇측이나 합병안에 반대하는 주주들의 입장은 대체로 '합병비율'에 있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비율은 1대0.35로, 소멸회사인 삼성물산의 주주는 1주당 제일모직 주식 0.35주를 교부받는 방식이다. 합병에 반대하는 측은 대부분 '삼성물산 주가가 낮을 때 삼성측이 합병 결정을 해 불합리한 비율이 나왔다'는 식의 주장을 하고 있다.

합병 발표 전후 증권가 일각에선 "합병 단가를 맞추기 위해 의도적으로 주가를 낮춰놓은 것이다"라는 식의 루머가 돌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가 관계자 B씨는 "확인되지는 않지만 삼성측의 시나리오대로 흘러가고 있는 것이라는 루머가 있었다"고 귀뜸했다.

이에 대해 이날 삼성물산 측은 "합병의 목적은 회사의 미래 가치를 제고해서 궁극적으로 주주가치를 높이는 데 있다"며 "저희 입장에서는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과 성장 정체로 인한 영업가치 하락에 대응해서, 사업다각화, 신사업 추진 등을 목적으로 조기합병을 하는 것이 회사의 가치를 높이기에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합병 비율에 대해서는 "양사간 합병 비율은 자본시장법상의 규정에 따라 결정된 것이고, 시장이 현재 평가한 기준으로 합병 비율을 결정했다"고 해명했다.

◆ 국민연금에 쏠린 눈.."가능성 낮아"

뜻밖의 헤지펀드 등장에 관심은 13.15%(2015년3월말 기준)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국민연금에 행보에 쏠리고 있다. 앞서 지난해 11월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 당시에도 국민연금은 주주총회에서 기권하고 주식매수청구권을 신청해 결국 합병이 무산된 바 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은 임시 주총 직전의 주가만을 놓고 찬반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즉 삼성물산이나 제일모직의 주가가 임시주총을 기준으로 주식매수청구권 가격보다 낮으면 반대나 기권의 의사를 전달한다는 것.

국민연금 관계자는 "현재 주총 안건을 분석 중에 있으며 주총에 임박해서 투자위원회에 안건이 상정 될 것"이라며 "주주가치 증대방향에서 결정하기 때문에 그 시점의 주가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격보다 낮으면 우리는 반드시 반대나 기권의 의사를 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때문에 최근 주가 추이를 봤을때 국민연금의 반대는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 우세다.

엘리엇이 실제로 반대의사를 표명할지도 미지수다. C 운용사 관계자는 "최악의 경우는 주가가 매수청구권보다 높은 상황에서 반대를 했는데, 다른 반대가 별로 없어 합병이 그대로 진행되는 경우 매수청구권 가격에 주식을 팔게 되는 것"이라면서 "헤지펀드는 오로지 목표가 '수익'이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매매단가 및 매매내역 등을 문의하기 위해 엘리엇측에 연락을 시도했지만 대행사측에서 "노 코멘트라는 답변"이라고만 전했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는 각각 15만6493원, 5만7234원이다. 지난 3일 종가 기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주가는 각각 18만7000원, 6만3000원으로 행사가를 크게 웃돌고 있어 현재로선 국민연금의 반대 가능성이 크지는 않다.

한편, 제일모직 과 삼성물산의 주식매수청구권 시한은 7월 16일이다.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는 7월 2일부터 16일까지 본인 의사를 접수할 수 있다. 또 7월 17 일 이후 8월 6일까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삼성물산 최근 1년 주가추이<자료=키움증권HTS>





[뉴스핌 Newspim] 김양섭 기자 (ssup825@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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