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백현지 기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최대 변수로 등장한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삼성물산 지분을 7%대서 10% 이상으로 추가 확보할 지가 이번 지분 경쟁을 바라보는 또 하나의 관전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지분 10%를 기준으로 엘리엇이 단순 시세차익을 노린 소위 '먹튀'인지 아닌지를 가늠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따르면 현재 엘리엇의 보유지분률은 7.12%다.
당초 엘리엇의 지분율은 5% 이상 공시사항에 걸리지 않는 4.95%였다. 이후 지난 3일 지분공시당시 2.17%를 한번에 늘리며 7.12%까지 올라섰다.
이날도 삼성물산으로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는만큼 엘리엇이 삼성물산 지분을 확대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앞서 SK를 공략한 소버린 사례를 되짚어 보면 이같은 추측이 가능하다. 지난 2003년 중동 국부펀드 소버린은 경영참여를 목적으로 SK 지분을 14.99% 매집했다. 당시 소버린은 이 이상의 지분을 확보할 수 있었음에도 15%이내의 지분을 획득한 것다.
이는 국내통신사업자에 대한 외국인지분 제한이 있기 때문인데, 소버린이 15% 이상 SK 지분을 갖게 되면 오히려 의결권의 상당부분이 제한될 수 있었다. 결국 소버린은 국내대형로펌의 자문을 받아 의결권을 전부 행사할수 있는 최대 지분율만 사들인 셈이다.
자본시장법 제9조와 제172조, 내부자 단기매매 차익반환 규정에 따라 주요주주는 6개월 내 시세차익 발생시 회사에 일정부분 이득을 반환해야 한다. 여기서 주요주주의 기준은 지분율 10%이상이다. 때문에 이번 엘리엇에 대해서도 지분율 10%가 주요 기점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A헤지펀드매니저는 "엘리엇이 7.12%만 매수한 데는 이유가 있다"며 "단기적으로 추가 매수하면서 주가상승을 부추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엘리엇이) 정말 합병에 반대했다면 서면을 통해 주주총회 이전에 회사 측에 통지하면 된다"며 "현재 지분률 공시도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상황인데 9.9%까지만 지분을 늘릴 경우 단타투자로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B헤지펀드매니저는 "주주확정일인 오는 11일까지만 엘리엇이 지분을 들고 갈 가능성도 있다"며 "벌써 1000억원 이상 시세차익이 발생한만큼 단기투자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다만 지분율을 10% 이상으로 늘릴 경우 6개월 이상 투자를 고려했을 수 있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이 경우 프락시 파이팅(소액주주 위임장 경쟁)까지 번질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한다.
엘리엇이 기관투자자나 개인투자자의 의결권을 모으기 위해 삼성물산측에 주주명부 열람을 요청할 수도 있다. 이때는 국민연금의 의결권도 중요한 이슈로 부상할 수 있다.
C변호사는 "상법 396조에 따르면 회사 주주와 회사채권자라면 영업시간 내 주주명부열람과 등사가 가능하다"며 "지분율 10%이상이 되면 회사 해산청구권과 정리개시청구권까지 권한을 갖는 주주가 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백현지 기자 (kyunj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