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산한 명동거리. <사진=한태희 기자> |
명동 신세계 백화점 본점에서 근무하는 한 직원의 하소연이다. 토요일이 한창인 이날 신세계 백화점은 손님보다 직원이 더 많을 정도로 한산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불과 얼마 전까지 매장을 북적이게 했던 중국인 관광객(요우커·遊客)이 절반 이하로 줄어들며 연출된 풍경이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에 대한 공포가 본격화 되며 이들이 사람이 많이 모이는 명동 등을 방문하기 꺼려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따라 유통어계도 줄어든 요우커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지난 6일 토요일, 요우커가 가장 많이 찾는 쇼핑거리인 명동을 직접 찾아봤다.
늘 문정성시를 이뤘던 백화점 일대는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다. 방문객이 대폭 줄었고 심지어 쇼핑에 나선 사람들도 10중 8~9 정도는 마스크를 차고 있었다. 토요일 오후라고 하기에는 차라리 평일 오전으로 비춰질 정도다.
명동에 위치한 의류전문 매장의 모습. <사진=한태희 기자> |
롯데백화점 본점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롯데백화점 골프웨어점의 직원은 “지금은 행사를 하지 않는 기간임을 감안해도 사람이 너무 없다”며 “본점은 면세점이 있기 때문에 들렀다가 내려오며 쇼핑을 하는 외국인 관광객이 많은 편인데 지금은 매출도 반토막이 난 상태”라고 하소연했다.
실제 메르스 사태가 본격화 된 이후로 유오커들의 발길은 지속적으로 감소 중이다. 현재 중국 여행사에서는 예약 취소률이 10%에 육박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메르스로 인한 격리자가 1800명으로 증가하면서 한국을 기피하는 요우커가 크게 늘어난 것이다.
심지어 입국한 요우커 조차도 사람이 많은 명동 등 주요 상권의 방문을 꺼리는 현상으로 풀이된다. 이런 분위기는 명동 거리도 예외가 아니었다.
국내에서 땅값이 가장 비싼 가게인 명동 네이처리퍼블릭 매장은 썰렁했다.
명동에 위치한 한 백화점 1층의 모습. <사진=함지현 기자> |
한 노점상은 “평소 주말 같으면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고 북적북적대야 하는데 지금은 많이 쳐줘도 평소 주말 대비 30% 수준”이라고 말했다.
요우커의 단골 상권 중 하나인 서울역의 롯데마트, 롯데아울렛도 크게 다르지 않은 분위기다. 이날 서울역 롯데아울렛과 롯데마트 사이에는 세일 장터가 열리고 있었지만 이곳 역시 손님보다 직원이 더 많을 정도였다.
업체 관계자는 “메르스 이후 이렇게 사람이 몰리는 세일 장소는 더욱 오지 않는 것 같다”며 “평소같으면 이동하거나 기차를 이용하는 고객들로 북적거려야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같은 메르스 사태는 점차 악화되는 분위기다. 7일 현재 메르스로 인한 국내 사망자 수는 총 5명으로 늘었고 확진자도 14명이 추가돼 총 64명으로 늘었다. 이와 관련 격리자는 현재 1800명을 넘어섰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