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추연숙 기자] 글로벌 양대 스마트폰 제조사 애플과 삼성이 모바일 결제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판을 키운다. 애플은 8일(현지시간) 타 국가에서의 ‘애플페이’ 서비스 확대 계획을 발표했다.
앞서 삼성전자도 지난주 투자자들을 초청해 오는 9월 '삼성페이' 출시 일정과 향후 전략을 밝혔다. 올 하반기부터 모바일 결제 시장에서 양사의 격돌이 예상되면서, 유사한 두 결제 서비스의 전략에 관심이 쏠린다.
<그래픽=송유미 미술기자> |
◆ 애플페이 英 진출…멤버십·적립, 대중교통, 가맹점 카드 추가 지원
애플은 이날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세계개발자회의(WWDC) 2015‘에서 애플페이의 추가된 서비스를 공개했다. 애플페이는 지난해 10월부터 미국에서 이미 서비스되고 있다.
애플은 우선 결제 이외에 멤버십·적립 기능도 추가해, ‘전자지갑’으로서의 기능을 더 강화했다. 애플은 멤버십이나 포인트 적립 카드 기능을 지원하던 기존 앱 ’패스북(Passbook)‘을 애플페이와 합치고 이름을 '월렛(Wallet)'으로 바꾸기로 했다.
다음 달에는 영국에서도 출시된다. 애플페이가 미국을 넘어 타국으로 진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국 주요은행 70%와 협약을 체결했고, 25만개 가맹점을 확보했다. 영국 대중교통에서도 애플페이가 지원될 예정이다.
미국에서는 지원 가맹점 수를 늘리며 세력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던킨도너츠, 베스킨라빈스 등과 협력했고, 온라인에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핀터레스트에서도 지원된다. 애플은 “지난해 10월 미국 내 20만 개의 가맹점에 출시됐고, 곧 100만을 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가맹점 발급 카드(Private Label Credit Card, PLCC)도 지원을 시작한다. PLCC는 우리나라에는 다소 생소하나, 'X마트 카드', 'XX백화점 카드'등 유명 유통업체가 발급해 사용할 수 있는 신용 및 직불카드를 뜻한다.
미국에서는 PLCC가 주요한 마케팅 및 결제 수단 중 하나로, 상업 매출의 30%를 차지할 정도다. 애플은 “BJ‘s 홀세일 클럽, Kohl’s 백화점 등이 있고 계속해서 더 많은 가맹점 카드가 추가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 결제를 넘어서는 삼성페이..."지갑 속 ID카드도 대체"
삼성전자의 간편결제 서비스 '삼성페이'는 오는 9월부터 서비스될 예정이다. 지난해 10월 시작된 애플페이보다는 한 발 늦었다. 하지만 삼성페이의 차별화된 무기는 분명히 있다. 마그네틱 결제방식(MST)과 근거리무선통신(NFC)방식을 모두 채택해, 대부분 상점에서 사용할 수 있을 만큼 범용성이 탁월하다는 점이다.
삼성은 ‘페이’(payment, 결제)를 뛰어 넘는 다양한 추가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지갑 속 모든 것들을 결제 앱으로 가져오겠다는 '전자지갑' 전략은 애플과 동일하다. 이인종 삼성전자 부사장은 지난 3일 '삼성전자 투자자 포럼 2015'에서 "신용카드 외에도 여러분 지갑에는 가맹점 발급 카드, 멤버십 카드, 상품권, 쿠폰에 영수증도 있다"며 "삼성페이는 이런 것들로 뚱뚱해져있는 여러분의 지갑을 줄여줄 것"이라고 예고했다.
특히 애플이 지원한다고 밝힌 가맹점 발급 카드(PLCC)는 삼성도 이미 적극적으로 준비 중이다. 이 부사장은 "특히 PLCC가 중요하다. 소비자들이 PLCC를 사용하면 가맹점에서 더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고, 가맹점에서도 비자나 마스터카드를 통해 결제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수수료를 절감할 수 있다"며 "소비자에 대한 정보도 수집할 수 있기 때문에 고객 관리도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페이는 애플페이와 마찬가지로 각종 적립·할인 쿠폰 관련 서비스도 지원할 계획이다. 차별점은 사물인터넷(IoT)이나 블루투스 기반의 근거리 무선통신 비콘(Beacon) 등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부사장은 "삼성페이는 정말 생활에 필요한 쿠폰들이 적재 적소에서 사용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다"며 "예를 들어, 계산대에 가기 전에 상점에서 물건을 보고 있을 때에나, 계산대에 가기 전에 미리 쿠폰을 알려줄 수 있다. 쇼핑 경험을 더 풍부하게 만들어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은 향후 삼성페이가 신분인증(Identification, ID) 카드로 까지 사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삼성의 보안 플랫폼 녹스(KNOX)를 탑재한 점을 활용해, 지갑 속 출입카드, 주민등록증 등의 역할까지 대체할 수 있다는 포부다. 지금까지 공개된 양 사의 기능 중에서는 가장 차별화된 부분이다.
이 부사장은 "(삼성페이에 담길 기능으로) 현재 ID카드도 검토 중이다. 스마트 ID카드에 사진, 인증서 등을 넣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 보안 요소도 내장할 것"이라며 "ID카드로 사용하게 된다면 문을 열거나, 이메일을 암호 해독 한다거나 하는 등 여러가지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오는 9월 한국과 미국 두 지역에서 먼저 삼성페이 서비스를 시작한다. 이후 중국이나 유럽, 호주, 남미 등에서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뉴스핌 Newspim] 추연숙 기자 (specialke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