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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브릭스' 인니, 루피아화 폭락에 '신음'

기사등록 : 2015-06-10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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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둔화에 치솟는 물가…중앙은행 "일시적" 해명
[뉴스핌=배효진 기자] 포스트 브릭스(BRICs)로 불리며 신흥 경제 강국으로 부상한 인도네시아 경제가 최근 심상치 않다. 

경제성장세 둔화와 미국의 연내 기준금리 인상 전망에 따른 루피아화 가치 추락, 고공 행진하는 물가상승률 속에 외국인 자금의 이탈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인도네시아 경제성장률은 4.71%로 5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Bank Indonosia, 이하 BI)은 경기 둔화로 인한 루피아화 약세를 방어하기 위해 지난 2월 기준금리를 3년 만에 7.5%로 내렸다. 

문제는 최근 루피아 약세와 함께 물가 상승세가 더욱 가팔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중앙은행(BI)이 더이상 경기 살리기용 기준금리 인하를 결정하기 어려운 상황인 것이다.

◆ 추락하는 루피아 vs 치솟는 물가

10일 달러/루피아 환율은 1만3384루피아까지 상승, 루피아화가 1998년 8월 이후 미국 달러화에 대해 17년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올 들어서만 7.5%의 평가절하 폭을 기록 중이다. 좋지 않은 국내경제 상황에 더해 미국의 연내 기준금리 인상 전망이 한층 탄력을 받은 여파가 컸다.

달러/루피아 환율 추이 <출처=블룸버그통신>

이 가운데 인도네시아 5월 인플레이션은 7.15%로 지난해 12월의 8.36% 이후 최고치다. 이번 달 중순 시작하는 라마단(이슬람권 단식 성월)을 앞둔 식료품 사재기 여파에다 5년 만에 발생한 '슈퍼 엘니뇨'로 인한 작황 우려도 배경이다. 농수산업은 인도네시아 국내총생산(GDP)의 18%를 차지한다.

인도네시아 물가 상승률 <출처=트레이딩이코노믹스>

PT뱅크네가라인도네시아(BNI)의 이콰니 파우자나 헤드는 "우려되는 것은 더 높은 수익률을 원하는 투자자들이 포지션을 재조정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금리를 내리는 것은 매우 위험하고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PT만디리증권도 루피아화의 추가 약세를 경고했다. 이들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손익분기점(브레이크이븐 포인트)로 달러/루피아 환율 1만3400루피아를 제시했다. 이를 넘어설 경우, 올 들어 석 달 간 국채에 46조루피아를 쏟아부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손실을 보기 시작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라보뱅크 인터내널의 마이클 에브리 금융시장 헤드는 투자자들에게 인니 국채 투자의견으로 '투자유보'를 제시하며 "인프라투자와 같이 중요한 성장 견인 요인이 보이지 않아 투자 가치가 높지 않다"고 말했다.

◆ BI "루피아 약세는 일시적"… 외국인 자금유출 경계

그럼에도 최근까지 외국인 투자자들은 인도네시아 국채 시장에 꾸준히 돈을 넣고 있다.

특히 단기물의 인기가 뜨겁다. 9일 인도네시아 재무부가 실시한 국채 입찰에서 단기물인 1년물 국채의 응찰률은 2.19배로 가장 높았다. 반면  6년과 14년물 국채는 응찰률이 2배를 밑돌았다. 수익률은 6.930%로 지난달 11일 입찰 당시 기록한 6.527%에서 0.4%포인트(p) 가량 뛰었다.

지난달 기준으로 외국인 자금이 보유한 인도네시아 국채는 전체의 38.5%에 이르는 6조4300억루피아까지 늘어났다. 이는 동남 아시아 국가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으로 대외 여건 변화에 따른 대규모 자금이탈 우려가 제기되는 부분이다.

하지만 BI는 루피아 약세는 일시적인 상황에 그칠뿐더러 경제도 하반기 들어 개선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아구스 마르토와르도조 BI 총재는 "일반적으로 6월 말에는 기업들의 달러화 표시 회사채 상환 마감이 몰려있다"며 기업들의 달러화 수요가 늘어난 점이 루피아 폭락을 부추겼다고 설명했다.

이어 "루피아 변동성은 관리 가능한 범위에 있다"며 "물가도 오는 9월까지는 7%에 머무르겠지만 이후 4.2%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피터 제이콥스 BI 대변인도 "루피아 가치 폭락 때문에 인도네시아가 글로벌 환율전쟁에 참여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현재의 경제 기초체력을 반영한 환율을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PT매뉴라이프에셋의 에즈라 나줄라 채권 헤드는 "환율이 손익분기점까지 오르더라도 가파른 자금 유출은 없을 것"이라며 "하반기 인플레가 떨어지고 경제가 개선될 것이란 기대가 있기 때문"이라고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배효진 기자 (termanter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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