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중국 본토 증시 A주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시장지수 편입이 결국 불발되었다. 편입에 성공할 경우 막대한 자금이 A주로 유입될 것으로 전망되며 기대를 모았으나 편입 실패에도 증시가 받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며 큰 동요는 없는 분위기다. 오히려 경기 하향 압력 해소를 위한 통화정책 완화가 증시에 힘을 보태면서 불마켓이 장기화 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 MSCI 편입 불발, ”中 증시 끄떡 없다”
9일(현지시각) MSCI는 올해 시장 재분류 심사 결과 중국 A주의 MSCI 신흥시장지수 편입을 보류키로 했다고 밝혔다. 일부 투자자들에게 투자한도를 제한하는 등 시장 개방도가 낮은 점과 기업 지배구조 면 등에서 투명성이 낮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되었다는 설명이다.
지난달 26일(현지시각)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 러셀(FTSE Russell)이 중국 A주를 포함하는 2개의 지수를 출범하기로 했다고 발표한 이후 업계는 MSCI 신흥지수에의 편입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HSBC 등은 3000억 달러의 해외자금이 중국 증시로 유입될 것으로 전망했고, MSCI 편입 여부 발표를 앞둔 최근 거래일에는 대형 우량주 등 테마주가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MSCI 편입 불발에도 시장의 반응은 대체로 안정적인 모습이다. 10일 상하이종합지수와 선전성분지수 모두 전 거래일 대비 약세로 출발해 우려를 키웠지만, 상하이종합지수는 5106.04포인트로 전거래일 대비 0.15% 내리는 데 그쳤고, 선전성분지수는 반등에 성공하며 전일 대비 1.6% 오른 17677.6포인트를 기록했다.
남방펀드(南方基金) 수석 애널리스트 양더룽(楊德龍)는 MSCI 편입 실패로 인해 중국 증시가 큰 파동을 겪을 일은 없다고 설명한다. 그는 “MSCU 편입 성공이 A주의 단기적 상승에 강한 추동력이 될 수 있었겠지만, 실패했다고 해서 받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이미 5000포인트를 돌파한 상황에서 큰 의미를 갖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앞서 중신증권(中信證券) 또한 연구 보고서에서 A주가 올해 MSCI에 편입될 확률이 높지 않지만 그것이 A주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고 오히려 상승 여력은 아직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MSCI 편입 여부 보다는 글로벌 자금 흐름을 주도할 미국의 금리 인상의 여파가 더욱 클 것이라는 점도 언급되었다.
◆ 경기 침체 속 통화정책 완화…불마켓 장기화할 것
상하이종합지수가 올 들어서만 50% 이상 급등하는 등 중국 증시가 강한 상승랠리를 이어가면서불마켓 종료시점에 대한 관심이 증폭하고 있다. 이에 관해 지금의 활황장이 장기화할 것이란 분석이 힘을 얻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경기둔화세가 계속될 2017년까지 증시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지난 5일 상하이종합지수가 5000포인트를 돌파하고, 8일에도 2% 이상 오른 뒤 시장에서는 다소 긴장감이 감지되었다. 2007년 8월 22일, 상하이종합지수가 사상 최초로 5000포인트를 달성한 이후 다양한 루트를 통해 자금이 증시로 쏠리며 순식간에 6124포인트까지 치솟았지만 순식간에 ‘급락 모드’로 전환하면서 수 년간에 걸친 장기 베어마켓이 시작된 악몽이 되살아났기 때문.
전문가들은 그러나 수치만으로 지금의 불마켓을 2007년의 불마켓과 비교할 수 없다고 말한다. 대외경제무역대학교 공공정책연구소 수석 연구원 쑤페이커(蘇培科)는 “지금의 시장 환경은 2007년과 다르다”며 “경제의 펀더멘틀을 보면, 2007년에는 경제 성장속도가 빠르고 기업 이윤 증가폭도 컸지만 이러한 상황이 지속될 수 없었고 경제성장을 토대로 한 증시 역시 더 이상 상승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반면 지금의 불마켓은 경기상황이 그다지 좋지 않은 가운데서 시작되었고, 감독부처 역시 경제구조 전환 중 증시가 역할을 발휘해주길 바라고 있다”며 “특히 대규모의 신용대출자산 증권화를 앞두고 증시가 은행체계 리스크의 무게를 버티게 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증시환경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 경제성장 둔화세가 향후 상당기간 이어짐에 따라 중국 정부가 통화정책을 계속해서 완화할 것이고, 이로 인해 중국 증시의 활황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중신증권(中信證券) 글로벌 수석 이코노미스트 겸 연구부 행정 책임자 펑원성(彭文生)은 “경기는 안 좋은데 증시는 오르고 있는 현상은 중국 경제가 현재 하향 주기에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탈레버리지로 인해 소비와 투자가 위축되어 넘치는 저축자금이 금융자산으로 몰렸고, 이것이 증시와 채권시장의 동반 상승을 촉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펑원성은 “부동산 거래 회복과 인프라건설 투자 등에 힘입어 올 3분기 경제가 다소 회복세를 보일 수 있겠지만 4분기에는 다시 하락세가 나타나 중국 경제의 하향 주기가 2016-2017년까지 지속될 것”이라며 “경기 둔화에 따른 자본유출 압력을 해소하기 위해 하반기에 금리, 연내 지급준비율이 추가 인하되는 등 통화완화 정책이 잇따르면서 자금이 증시로 유입, 증시가 더욱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중국재경망(中國財經網)과의 인터뷰에서 “중장기적 관점에서 A주의 불마켓을 지탱할 논리가 아직 유효하고, 경기 침체가 통화 정책 완화 가능성을 키워주었음은 물론 증시 상승에 대한 기대감 속에 주민자산분배에서 증시 비중이 확대될 것”이라며 “때문에 A주의 중장기적 전망을 낙관한다”고 밝혔다.
불마켓 후반에 접어든 증시 투자전략에 대해 남방일보(南方日報)는 투자기관을 인용, 에너지•인터넷 플러스 테마주와 함께 국유기업 테마주, 그간 상승률이 저조했던 전통산업과 금융주 등에도 주목할 만하다고 조언했다.
[뉴스핌 Newspim] 홍우리 기자 (hongwoor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