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기락 기자] 기아차가 하반기 신형 K7을 출시하기로 하면서 현대차 아슬란이 사면초가에 빠지게 될 전망이다. 또 신형 K7 외에 한국지엠이 새 준대형차 임팔라의 국내 판매를 앞둔 만큼, 판매 부진에 시달려 온 아슬란의 입지가 더욱 위태로워질 것으로 보인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기아차는 하반기 신형 K7을, 한국지엠은 임팔라를 각각 출시할 예정이다. 이들 차종은 준대형차로, 아슬란과 직접 경쟁하게 된다.
신형 K7은 기아차가 6년 만에 선보이는 2세대 모델이다. 기아차는 이를 통해 그랜저와 아슬란 등과 승부를 펼치겠다는 전략이다.
국내 준대형차 시장은 올들어 5월까지 4만5700대로, 그랜저가 3만4439대 판매되며 독주하고 있다. 같은 기간 K7은 7822대, 르노삼성 SM7 1744대, 한국지엠 알페온 1698대다.
하지만, 그랜저의 독주에도 현대차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수입차 공세에 대항할 목표로 지난해 10월 출시된 아슬란이 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형 K7과 임팔라 등 국산차와 닛산 맥시마 등 동급 수입차도 출시를 앞두고 있다.
현대차는 아슬란을 그랜저와 제네시스를 잇는 준대형 고급차로 선보였으나 시장에서는 그랜저 대비 경쟁력이 뒤떨어지는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현대차는 올해 아슬란 판매 목표를 2만2000대로 잡았지만, 시장의 평가는 참담하다. 아슬란은 올해 1월 1070대 판매됐고, 지난달까지 총 4459대 판매에 그치며 체면을 구겼다. 이 추세라면 올해 1만대 판매도 아슬아슬한 상황으로 관측된다.
특히 현대차가 지난달 아슬란 판매 가격을 95만원 인하했으나 효과는 없었다. 앞서 올초에도 지난해 생산된 재고물량에 한해 최대 800만원을 할인했지만, 판매는 감소세다.
업계에서는 아슬란 판매 부진이 하반기 정점을 찍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체적으로 세단 판매량이 줄어드는데다, 하반기 아슬란과 경쟁할 신차가 늘어나는 만큼, 아슬란 수요가 더 줄어들 것이란 판단에서다.
임원에게 차를 제공하는 기업 입장에서도 아슬란은 애매모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대차그룹 관계사조차 아슬란에 대해 고개를 내젓는다.
그룹 관계사 한 관계자는 “상무급에 그랜저를, 전무·부사장급에 제네시스를 임원용차로 운영 중”이라며 “상무급 임원 중 일부 부문장을 대상으로 아슬란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원들이 엔진 배기량 3.0ℓ 이상의 임원용 차를 아슬란 보다 제네시스를 선택한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편 현대차는 이달 아슬란 구매 시 100만원 할인 혹은 30만원 할인+2.6% 저금리 혜택을 제공한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