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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이 왕’ 펀드매니저 시장 널뛰기에 백기

기사등록 : 2015-06-17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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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 금리 급등 및 그리스 디폴트 리스크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채권시장의 혼란과 그리스의 디폴트 리스크 속에 펀드 매니저들이 현금 비중을 크게 늘렸다. 자산 시장 전반에 걸쳐 변동성이 대폭 상승한 데 따라 보수적인 전략을 취하는 움직임이다.

16일(현지시각)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의 조사에 따르면 이달 글로벌 펀드매니저들이 보유한 현금 자산 비중이 4.9%로,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5월 4.5%에서 상승한 것이다.

달러[출처=블룸버그통신]
채권시장의 유동성 부족 문제가 날로 고조되면서 금융시장 전반의 변동성이 높아졌고, 그리스를 둘러싼 불확실성까지 맞물리면서 투자자들의 경계감을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프랭클린 템플턴의 마이클 한센스탭 채권 펀드매니저는 운용중인 펀드의 현금 비중이 사상 최고치로 늘어났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프랭클린 템플턴의 대표 펀드의 현금 자산 비중은 지난 3월 말 기준 29%에 달했다. 유럽 펀드의 현금 자산 비중 역시 25%까지 늘어난 상황이다.

자산 규모 2720억달러의 러셀 인베스트먼트는 지난 1월 현금 보유량이 거의 없었으나 최근 몇 달 사이 현금을 대폭 확대, 약 10%까지 늘어났다.

러셀의 크리스토퍼 카스퍼 최고투자책임자는 “현재로서는 말 그대로 현금이 왕이며, 앞으로 현금의 매력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며 “시장 변동성이 크게 높아졌고, 손실 리스크를 피할 수 있는 안전한 투자처를 찾기 힘든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시장 변동성은 특히 유로존에서 두드러진다. 지난 4월 0.05%까지 밀리며 사상 최저치를 기록한 독일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지난주 1%를 돌파했다.

같은 기간 독일 증시의 DAX 지수는 1만2374로 사상 최고치를 찍은 뒤 최근 1만1000선 아래로 떨어졌다.

미국의 연방준비제도(Fed)가 시장의 예상대로 9월 금리인상을 단행할 경우 선진국의 통화정책 탈동조화가 본격화되면서 시장 혼란이 더욱 가중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손버그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론 에릭슨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금융시장에 전혀 새로운 환경이 펼쳐지고 있다”며 “특히 사상 최저 수준의 금리가 오르기 시작할 때 증시가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 짐작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현금은 리스크를 헤지하기 위한 수단이 될 뿐 아니라 특정 자산이나 종목이 급반등할 때 발빠르게 베팅하기 위해 비축해 둘 필요가 있다는 것이 투자자들의 얘기다.

하지만 일부 펀드매니저들은 현금 비중을 지나치게 크게 늘리는 전략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쳤다.

AXA의 마크 틴커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현금 비중을 늘릴 때 리스크를 헤지할 수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동시에 잠재 수익률을 끌어내린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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