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우동환 기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 우려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으면서 증권가에서 바라보는 메르스 사태에 대한 시각도 보수적으로 변하고 있다.
당초 기대와는 달리 이번 사태가 단기에 해소될 것이라는 전망이 약해지면서 앞서 메르스에 직격탄을 맞았던 피해주들의 역발상 투자 전략도 다소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메르스 첫 확진자가 나온 지난달 20일 이후 코스피는 지금까지 4.9%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시가총액도 1332조 7537억원에서 1267조 4598억원 규모로 약 65조3000억원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메르스 사태가 한 달 가까이 진행되는 동안 해외 관광객 감소로 인해 화장품과 여행, 항공주들이 피해주로 분류되면서 주가가 약세를 보였다.
한국관광공사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누적으로 약 8만명의 해외 관광객이 한국 방문을 취소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메르스 확산에 따른 관광객 감소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주가는 지난달 20일 이후 지금까지 18% 이상 빠졌으며 하나투어는 14% 하락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화장품 업종에서도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도 각각 8.6%, 17.4%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앞서 증권가에서는 이번 메르스 사태가 단기 이벤트로 끝날 가능성에 주목하면서 이들 종목에 대한 저가 매수 전략도 고려할 시점이라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메르스 확산 우려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으면서 다소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쪽으로 전망이 선회하고 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과거 사스 사태 발생 시 2주 정도 후에 누적 확진자 수가 고점을 찍고 감소하는 사이클을 보이자 시장 관심도 희석되는 패턴이 발생한 바 있다"며 "메르스도 비슷한 양상을 보일 수 있다는 점에서 접근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하지만 이번 메르스는 과거 사스와 신종플루와는 다르게 광범위하고 빠르게 확산되는 양상이어서 불안감이 증폭되는 측면이 있다"며 "이전 사례에 비추어 실마리를 찾는 것은 이미 어려운 단계"라고 밝혔다.
그는 "이달 안으로 이번 사태가 진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있지만 누적 격리자수가 줄어들 때까지는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류제현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항공주와 관련해 "홍콩과 대만 등 일부 국가가 한국에 대해 여행주의를 권고했지만, 이런 움직임이 확산되는 건 아닌 것 같다"며 "다만 성수기를 앞두고 메르스 사태가 발생했기 때문에 경계감이 커진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류 연구원은 "메르스 격리자수가 점차 줄어들면 항공주들의 주가도 반등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역발상 매수에 대한 준비는 여전히 유효할 것"이라며 "다만 이번 사태가 초기에서 중기 단계라고 본다면 아직은 관망할 필요는 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 주가 추이, 키움증권 HTS> |
[뉴스핌 Newspim] 우동환 기자 (redwax76@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