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소영 기자] 중국의 인기 스타들이 스타트업 투자자로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중국 정부가 창업을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있는 가운데, 유명 연예인들까지 가세하면서 창업시장이 더욱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안젤라베이비 |
안젤라베이비는 AB캐피탈 설립을 발표하면서 "현대 여성의 라이프 스타일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스타트업을 투자 대상으로 눈여겨볼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그리고 첫 투자처로 해외직구 전자상서래 업체인 양마터우(洋碼頭)와 해독주스 프랜차이즈인 헤이주스(Hey Juice)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투자 금액은 공개하지 않았다.
1989년생인 안젤라베이비는 중국의 톱스타로 중국판 러닝맨 제작에 앞서 한국을 방문하면서 국내에서도 상당한 인지도를 쌓았다. 최근엔 이민호가 주인공인 글로벌 아시아 블록버스터 영화 '바운터 헌터스'에 출연이 유력하다는 소식이 전해져 다시 화제의 주인공이 되고 있다.
20대 후반의 안젤라베이비가 스타트업 투자자로 나서게 된 것은 남편의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녀의 남편은 중국 최초의 연예인 벤처캐피털 스타VC의 공동 창업자 황샤오밍이다.
시장이 이들 유명 연예인의 벤처캐피털 창업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이들이 실물경제에 영향력을 미치는 투자자로서 능력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간 중국의 유명 연예인들의 재테크는 부동산에 투자하거나 식음료 사업을 추진하는 방식이 대부분이었다. 최근 몇 년 동안은 자오웨이(趙薇)나 판빙빙(范氷氷) 처럼 영화사나 엔터테인먼트 회사의 지분에 투자, 회사가 상장하면서 '대박'을 내는 사례도 많았다.
그러나 벤처캐피털 설립은 단순히 개인의 부를 증식하는 기존의 재테크와는 달리 성장성있는 기업에 투자해 창업을 촉진한다는 차원에서 더욱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투자로 인정받고 있다.
연예인이 대표를 담당하고 최종 투자를 결정하지만 투자 대상에 대한 면밀한 심사와 시장조사는 투자전문 인력이 전담해 시장의 신뢰를 얻고 있다.
(완쪽부터) 스타VC의 공동 창업자 런취안, 리빙빙, 황샤오밍[출처:바이두(百度)' |
일례로 스타VC가 지난해 9월 회사 설립 후 처음으로 투자한 '먀오파이(秒拍)'는 연예인 투자자의 적극적인 지원 덕분에 단기간에 많은 고객 확보에 성공했다.
스타VC가 성장성을 인정한 먀오파이는 모바일 동영상 플랫폼 앱을 제작한 회사다. 루게릭병 환자들을 위한 기부금 모집 이벤트인 아이스 버킷 챌린지가 한창 유행이던 당시 인기 여배우이자 스타VC의 공동 창업자인 리빙빙이 자신의 아이스 버킷 챌린지 장면을 먀오파이에 올린 것.
리빙빙은 이때 마윈 알리바바 창립자를 다음 주자로 지목해 더욱 화제가 됐다. 이 동영상은 순식간에 4000여만 번의 조회 수를 기록했고, 유명 미녀 배우 리빙빙과 마윈의 '후광'으로 먀오파이의 가입자는 수십 배가 늘어나게 됐다.
한국 스타일 의류판매 인터넷 쇼핑몰 한두이서(韓都衣舍)도 스타VC를 투자자로 영입해 매출이 급증했다. 한류 열풍이 거세게 일던 2006년 설립한 한두이서는 '동대문 브랜드' 창출에 성공, 현재 직원 수만 23000명이 넘는 중견 기업이 됐다. 증시 상장까지 계획하고 있는 한두이서의 성장 가능성은 스타VC에게 인정을 받았다.
스타VC가 투자한 후 첫 번째 '싱글데이(11월 11일,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의 대규모 판촉행사)'에 맞춰 리빙빙, 황샤오밍, 런취안 3인은 한두이서의 공식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 글을 남겼고, 이는 순식간에 퍼져나갔다.
그 결과 한두이서의 판매량은 판매시작 1분 만에 1000만 위안(약 18억 원)을 돌파했고, 50분이 경과한 후에는 1억 위안을 돌파했다. 싱글데이 하루 동안의 매출은 2억 7900만 위안(약 500억 원)에 달했다.
스타VC는 올해 4월에는 P2P(peer to peer: 직접 거래)대출 업체에 투자하는 등 투자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인기 연예인 영입 효과가 두드러지자 이들을 투자자로 영입하려는 창업자도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스타VC의 런취안은 4월 "3000여 건에 달하는 투자제안서를 받았다. 우리의 투자전문 인력과 두 명의 공동 주주와의 엄격한 심사 끝에 대략 10개 기업에 대한 투자를 확정 지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중국 시장 전문가들은 앞으로 유명 연예인들이 벤처캐피탈, 프리IPO 등 보다 전문적인 분야에 투자하는 사례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