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추연숙 기자] 국내 3위 스마트폰 브랜드 '팬택'이 청산의 위기에서 극적으로 살아날 가능성을 얻게 됐지만, 팬택 임직원의 고용 승계와 임금 유지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팬택을 인수합병 하려 나선 '옵티스 컨소시엄'은 팬택의 현재 1200여 명 임직원 중 기술개발 인력을 중심으로 400여 명만 흡수하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6일 팬택은 서울중앙지법 파산부의 허가를 받고 옵티스 컨소시엄과 인수합병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들은 다음달 17일까지 인수합병 절차를 마치기로 했다.
이날 발표 직전까지도 업계에서는 팬택의 청산이 유력하다고 봤기 때문에 팬택 임직원들은 갑작스레 날아든 소식에 또 한번 혹시 모를 기대감을 갖게 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옵티스 컨소시엄과의 인수합병이 성사된다 해도 제품 기술 및 디자인 연구개발을 담당해온 R&D 관련 인력 외 전체 3분의 2에 가까운 임직원은 모두 퇴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우선 마케팅이나 경영지원 업무를 해왔던 임직원 대다수는 퇴사 절차를 밟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총 임직원 중 절반에 가까운 약 570명의 김포공장 생산 인력도 대부분 고용 승계가 불투명하다. 팬택 AS 서비스센터의 존속 여부도 확정하기 어렵다.
서울 상암동 팬택 본사 1층 ′베가 갤러리′에는 팬택이 24년의 역사를 담은 사진전이 열리고 있다. <사진제공=팬택> |
물론 기업 청산이 유력했던 만큼 임직원들은 대부분 퇴직 가능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옵티스와의 MOU 소식이 나오던 당일까지도 팬택 내부에서는 일괄적으로 희망퇴직을 신청하는 분위기였다. 지난 4월에도 팀장급 이상 전 임원들이 회사 위기에 책임을 지는 의미에서 일괄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미 대부분 임직원들은 무급 휴직 상태다.
앞으로 임직원 고용승계와 관련한 구체적인 안이 나오기까지 남은 시간은 약 한 달이다. 고용 유지 비율, 임금 제도 등도 논의 대상이다. 옵티스 컨소시엄의 대표자인 광디스크 제조업체 '옵티스'는 팬택의 기술 관련 임직원을 활용해 한국에서는 연구개발을 하고, 생산은 해외에서 하는 사업 방안을 구상 중이다.
비용 상의 문제로 모든 임직원에 대한 고용 승계는 어렵지만 희망적인 측면도 있다. 옵티스는 인수합병 과정에서 피합병법인의 임직원 고용을 가능한 충분히 보장한 전례가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와 도시바의 합작 생산법인인 'TSST'의 지분 49.9%를 인수할 당시, 옵티스는 향후 5년간 임직원 고용을 보장하고 임금, 성과급 제도도 그대로 유지했다.
업계 관계자는 "옵티스가 보증금 20억원을 법원에 예치할 만큼 인수 의사는 분명해서 (인수합병이) 다시 엎어질 일은 없을 것 같다"면서도 "제한된 자본 내에서 어느정도 고용 승계를 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알 것"이라고 말했다.
옵티스 컨소시엄은 늦어도 다음주 초부터 팬택에 대한 본격적인 실사를 시작한다. 이를 통해 회생계획안을 마련하고, 채권단 등과 관계인집회를 거쳐 다음달 17일 인수합병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뉴스핌 Newspim] 추연숙 기자 (specialke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