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지수는 지난 18일 3,67% 하락에 이어, 19일 또다시 6.42% 급락하며 4400 포인트 밑으로 내려앉았다. 지난 12일 5121.59 포인트를 기록한 후 단 7거래일 만에 12% 넘게 하락했다.
이 같은 중국증시 하락세에 대해 장젠 중은국제(中銀國際)증권 연구원은 "유동성 경색 우려가 증시 하락의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통화 완화정책 기조에도 불구하고 늘어나는 시장의 자금 수요를 충족하기에는 부족한 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6월 들어 중국의 자금시장에 악재가 겹치면서 유동성 경색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대규모 기업공개(IPO), 분기말 자금난, MLF(중기유동성지원) 만기도래 등 자금 수요가 급증하면서 단기 유동성에 문제가 생겼다는 지적이다.
<사진=바이두(百度)> |
◆ 자금시장 악재 겹치며 유동성 경색 심화
중국 금융 업계에 따르면, 지난 16일 중국의 은행간 환매조건부채권(RP) 7일물 금리는 전날대비 0.07%포인트 상승한 2.22%를 나타냈다, 월말 자금 수요의 영향을 받는 21일물 RP의 가중평균 금리도 0.14%포인트 오른 3.67%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날 "RP시장에 유입된 자금은 충분한 상태였으나, 대규모 IPO로 인해 중단기 자금 수요가 크게 늘었다"며 "증권사, 펀드 등 기관의 자금조달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이에 상응하는 RP 금리가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최근 나타난 단기 유동성 경색의 주요 원인으로 대규모 IPO를 꼽고 있다. 이번주에만 25개 기업의 신규발행으로 6~7조위안에 달하는 금액이 동결됐기 때문이다.
중국 신화망(新華網)은 이날 증권사 관계자를 인용 "이달 초 중국핵전의 초대형 IPO가 진행됐을 때도 자금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모습이 연출됐다"며 "단기 유동성의 불확실성이 커져 은행들이 자금공급에 신중해 진 분위기"라고 진단했다.
반면, IPO는 단기적 요인일 뿐, 금융시장 전체적으로 ‘돈맥경화’ 현상이 뚜렸해지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신용대출 증가, 지방채 발행 확대 등으로 유동성 흡수 규모가 늘어난 데다 분기·반기말 자금 수요 확대 등 계절적 요인도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먼저, 외국환평형기금의 규모가 감소한 가운데, 인민은행이 역(逆)환매조건부채권(역 RP, 역레포) 거래를 잠정중단하면서 시장에 공급되는 자금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16~17일 만기가 도래하는 6700억위안 규모의 MLF에 대한 인민은행의 기한 연장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중성증권(中誠證券) 애널리스트 위루(余璐)는 “중앙은행이 수 주 연속 역환매 거래를 중단하는 등 공개시장조직에 나서지 않고 있고, IPO 신주 발행•MLF 만기 도래• 하반기라는 시기적 요인 등으로 자금경색이 우려되기 때문에 이를 타개하기 위한 조치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지방채 발행 규모가 늘어난 점과 기업의 납세·신용대출 규모가 증가한 점도 유동성 수축에 영향을 미쳤다. 신화망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5월 중순 장쑤성 정부가 첫 지방채를 발행한 후로 지방정부들의 채권 발행 속도가 빠르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 1개월만에 누적 발행 규모가 6100억위안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대해 중국 제일재경은 "현재 중국의 자금 시장이 대규모 채권 공급 압력에 직면한 상태로, 현재 추정되는 지방채만 3000억위안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월 · 분기말 자금수요와 함께 단오절 연휴(20일~22일)까지 겹치면서 단기적인 자금 압박이 커진 점도 유동성 경색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신화망은 "IPO를 장기적인 금리 상승 추세와 시중 자금 감소의 원인으로 보기 힘들다"며 "전체적으로 자금의 수요,공급 환경이 변화하고 있는 데다 시기적인 요인도 겹쳐 유동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 위안화 <사진=바이두(百度)> |
전문가들은 6월 유동성 환경에 대해 "단기적으로는 불리한 요소들이 존재하고 금리 상승 압력도 여전하나, 정부가 분명한 통화완화 정책 기조를 보이고 있어 유동성이 급격하게 수축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신화망은 업계 전문가를 인용 "대규모 IPO가 지나가고 자금이 풀린다 해도 시중금리가 하락할 지는 미지수"라며 "자금이 풀리는 시점이 분기말 자금수요가 왕성한 시기로, 대형은행들이 자금대출에 좀 더 신중한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6월과 7월에 대형은행들의 배당이 집중돼 있고, 이번 주에만 3300억위안 규모의 채권이 발행된 점을 고려하면, 향후 금리상승 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불구, 향후 유동성이 급격하게 하락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이전부터 지속돼 온 완화적 통화정책의 효과가 점진적으로 나타나고 있고, 단기 유동성 문제가 확대되면 당국의 개입 여지가 크다는 분석이다.
시장의 한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유동성에 불리한 요소들이 많으나, 자금 시장의 잠재적인 조건은 여전히 양호한 상태"라며 "중앙은행의 유동성 부양의지가 명확한 반면 경기 개선의 신호는 선명하지 않아 부양 기조는 지속될 것”으로 진단했다.
신화망도 이날 업계 전문가를 인용, "겉으로 드러나는 자금 수요는 크지만 실수요에 비해 부풀려진 상태로, 대출이 지금보다 크게 늘어날 가능성은 작다"며 "기준금리 인하 등 정책효과로 시장 기저에는 여전히 대규모의 잠재적 유동성이 축적된 상태"라고 분석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16~17일 만기가 도래하는 6700억위안 규모의 MLF 기한 연장 여부에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기가 연장되지 않을 경우, 단기 유동성 압력 대응 차원에서 인민은행이 지준율 인하에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중국 국신증권 17일 보고서를 통해 "상반기가 끝나가는 시점에서 MLF가 연장되지 않는다면 시장에 큰 충격이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인민은행이 충격을 최소화 하기위해 지급준비율 0.5% 인하에 나설 것 "이라고 전망했다.
신화망도 이날 시장 관계자를 인용 "중앙은행이 비가 오는 도중에 우산을 접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하며 "정책 당국의 방점이 중장기 시중금리 하락에 찍혀있는 가운데 지준률 인하에 나설 확률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뉴스핌 Newspim] 이승환 기자 (lsh8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