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이 기사는 6월 22일 오전 11시 15분에 프리미엄 뉴스서비스 ‘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뉴스핌=우수연 기자] 두산건설이 지난 11일 발행한 전환사채(CB)가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지 못하고 있다. 6.5%의 높은 금리를 제시하고 있지만 건설업종에 대한 불안심리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또한 이번에 발행된 85회차 CB는 연 6.5%의 높은 금리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9월 발행한 84회차 CB와 비교했을 때 큰 이점이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22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지난 11일 진행한 1500억원 규모 두산건설 85회차 CB 청약에 절반도 못채운 523억3300만원이 들어왔다.
신영증권, 유안타증권, 유진투자증권, KTB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이 총액인수해 청약자를 모집했으나, 실제 청약율은 전체 배정금액의 34.9%에 그쳤다. 그나마 유안타증권이 인수물량의 56.7%의 청약을 모으며 선방한 정도였다.
업계에서는 아직까지 투자자들의 건설업계에 대한 투자심리가 얼어붙어 있다고 분석했다. 즉 투자자들이 두산건설의 고위험에 비해 금리 수준이 낮다고 생각했기에 선뜻 청약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것.
또한 지난 84회차 때처럼 액면가 이하의 낮은 가격으로 장내에서 매수하고자 하는 수요도 일부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청약 대신 HTS로 직접 장내채권을 매매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투자자들은 청약 수치에는 잡히지 않는다.
한 증권사의 상품기획팀장은 "발행시장에서 청약에 참여하면 해당채권을 1만원에 살 수 있지만, 청약 다음날부터 장내채권 시장에서도 액면가보다 낮은 가격에 채권을 살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일부 수요는 장내채권 시장으로 들어간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18일 기준 장내채권 시장에서 두산건설 85회차 CB는 액면가격 보다 낮은 9977원선에서 거래되기도 했다.
또한 두산건설이 이미 지난해 9월 2000억원 규모의 84회차 CB를 발행했기 때문에, 시장에 물량 부담도 다소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84회차 CB의 주식 미전환 물량은 1900만주, 이번 85회차 발행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는 주식은 1700만주에 달한다.
다만, 전문가들은 공격적인 투자자들에게 CB가 저금리시대의 대안이 될 수도 있다는 조심스러운 접근을 제시했다. 고수익을 얻기 위해서는 어쩔 수없이 고위험이 따르며 이에대한 적절한 평가가 이뤄졌을 때만 투자를 추천한다는 것이다.
앞선 관계자는 "회사채 투자가 신용위험이 없다고 생각한다면 잘못된 투자"라며 "모든 고객들에게 추천하긴 무리가 있으며, 리스크 대비 금리 수준이 적정하다고 생각하는 고위험·고수익 투자자들에게는 투자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시장에서 해당 CB를 매수해 만기보유할 경우 84회차는 수익률이 7.49%, 85회차는 6.62% 수준이다. 84회차가 0.87%p 가까이 높다. 따라서 만기보유를 원하는 투자자들은 만기도 10개월 가량 짧고 금리도 높은 84회차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다.
주식 전환을 통해 주가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자자라면 전환가액 마지노선이 낮은 85회차에 투자하는 것이 낫다. CB는 주가가 전환가액보다 높을 경우에만 차익을 남길 수있다. 전환가액 수준으로 싸게 사서 높은 시세에 팔면 이익이 나기 때문이다.
리픽싱 조항(주가가 하락하면 전환가액도 하향 조정 가능하다는 단서를 단 조항)에 의해 두산건설 CB의 전환가액은 발행당시 전환가액 대비 70%까지 하향조정될 수 있다.
현재 두 CB의 전환가액은 8570원으로 같지만 84회차는 8190원, 85회차는 5999원이 하향조정 마지노선이다. 따라서 최저 전환가액 낮은 85회차가 주식 전환으로 차익을 남길 수 있는 가능성도 크다. 이날 두산건설 주가는 8060원 수준에 머물고 있다.
김형호 한국채권투자자문 대표는 "84회차는 쿠폰금리도 높고 만기수익률도 높아 채권으로만 보유하려한다면 84회차가 유리하고 주식전환 가치 측면에서는 85회차가 훨씬 낫다"고 말했다.
그는 "84회차는 내년 3월부터 풋옵션(조기상환 청구권)도 행사할 수 있어 만기가 훨씬 짧다"며 "85회차는 전환가액 조정이 6000원 수준까지 내려갈 수 있기 때문에 주가가 8000원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고 가정하면 훨씬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뉴스핌 Newspim] 우수연 기자 (yes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