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영기 기자]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3.1%로 낮췄다.
25일 기획재정부는 올해 우리나라 경제는 저유가와 저금리 여건이 지속되는 가운데 추경을 포함한 재정보강 등 정책효과로 연간 3.1%의 성장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당초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은 3.8%로 전망했다. 하지만 이후 세계교역량이 하락하고 엔화와 유로화 약세 등으로 수출이 부진하고 지난해 4분기의 재정여력 약화와 올해 1분기의 담배판매량 감소 등 일시적 요인으로 성장이 예상보다 미약했다.
전망시점에 비해 저유가와 저금리 효과가 가시화되는 면도 있지만 최근 메르스 사태 여파로 다소 개선세를 보이던 소비와 서비스업이 빠른 속도로 위축되는 부정적인 영향이 더해졌다.
정부는 이런 경제흐름을 바탕으로 추가적인 재정보강조치를 동원함으로서 당초대비 0.6%포인트 하향조정한 3.1% 성장을 내다본 것이다.
이찬우 기재부 경제정책국장은 "메르스 사태가 다소 진정되더라도 소비와 서비스업 위축 현상은 당분간 지속돼 경제 전반으로 부정적 영향이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며 "메르스 악영향은 연간 0.2~0.3%포인트 성장하락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이 국장은 "이런 맥락에서 추경을 포함한 재정보강이 없다면 성장률은 2%대로 갈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추경을 고려하지 않은 상태에서 2%대 성장을 전망한 산업연구원(2.8%)이나 현대경제연구원(2.6%), 하나경영경제연구원(2.7%), 금융연구원(2.8%), 세수목표달성과 한두차례 기준금리 추가인하 등 전제조건을 깔고 3.0% 성장을 전망한 한국경제연구원(KDI)의 전망 등과 줄거리를 같이 하는 시각이다.
정부는 또 추경 등 충분한 재정보강에 따르는 재정건전성 우려에 대해서는 3.1% 성장을 지지하는 등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통해 향후 세입을 확충하고 다시 재정건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물론 중장기 재정건전성 유지를 위해 내년도 예산편성부터 모든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제로베이스)하고 사업수를 총량규제하는 등 강도높은 재정개혁을 동반하겠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 국장은 "3.1%를 목표로 한다기 보다는 성장의 지속가능성에 무게를 둔다"고 전제하면서 "이번 추경 등은 재정상황상 감내가능하고 특히 경제가 회복돼야 세수가 늘고 재정건전성도 유지할 수 있다는 선순환 구조를 고려하면 이번 재정지출 확대는 맞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부가 성장지속성에 무게를 둔다고 하지만 3% 턱걸이 성장을 위한 추경의 이미지를 지울 수 없다. 이것이 잠재성장률 제고를 위한 구조개혁의 긴박함을 누그러뜨린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금리를 내리고 추경편성을 하는 거시정책의 확대기조의 유지는 단기적으로 도움은 되겠지만 단기 처방에 빠지게 되면 구조개혁과 체질개선에 소홀해진다는 것이다. 지난 2011년 이후 경제흐름을 보면 단기처방보다는 성장잠재력 배양이 더 시급하다는 것.
김학수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금은 마이너스 성장이 걱정되는 경기침체라기 보다는 저성장이라는 경기부진 상태"라며 "추경을 통한 단기부양보다는 장기적으로 잠재성장률을 높이는 구조개혁 쪽으로 정책의 무게가 더 많이 실어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