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성수 기자] 미국 내 최고 연봉을 받는 최고경영자(CEO)들이 최고 성과를 낸 것과 무관해 소득불평등을 키우는 주요 요인으로 지목, 비판의 도마에 오르고 있다.
24일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글로벌 경영 컨설팅기업 헤이그룹이 미국 300대 기업 CEO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를 인용, 이 같은 지적은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조사에 따르면 연봉 순위에서 상위 10위를 차지한 CEO들 중 주주이익도 상위 10% 안에 든 경우는 제약회사 액타비스의 브렌트 손더스 CEO 뿐이었다.
반면 성과가 안 좋은 CEO들은 오히려 연봉이 큰 폭 인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디어기업 바이어컴의 필립 도먼 CEO(7위)와 제너럴일렉트릭의 제프 이멜트 CEO(9위)는 주주이익이 줄었는데 연봉 순위에서 10위권에 들었다.
미디어기업 바이어컴의 필립 도먼 CEO <출처=바이어컴> |
이멜트 CEO의 경우에도 주주이익은 6.7% 줄었으나 연봉은 3720만달러로 무려 88% 올랐다.
또 주주이익을 극대화한 상위 10명의 CEO들은 모두 지난해보다 연봉이 인상됐으나, 하위 10명의 경우 단 8명만 임금 삭감 조치를 당했다.
주주이익과 CEO의 연봉 인상폭이 이처럼 차이나는 것은 성과와 뚜렷한 관련이 없는 연금이나 스톡 그랜트(stock grant, 성과연동주식 무상지급권)로 인해 성과가 좋지 않은 CEO들의 연봉이 인상됐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가입자 증대나 매출 등 기업 상황에 따라 성과의 척도가 다른 것도 연봉 인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의 진보적 싱크탱크인 경제정책연구소(EPI)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대기업 CEO들의 연봉은 능력이나 성과와 뚜렷한 연관관계가 없이 고공행진하고 있다"며 "이는 미국 내 소득 불평등을 야기하는 핵심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