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탁윤 기자] 국회는 25일 저녁 본회의를 열고 메르스 관련법을 의결했다. 다만, 박 대통령의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거부권 행사로 여야가 대립하며 당초 이날 처리 예정이었던 크라우드펀딩법 등 경제활성화법 의결은 또 다시 무산됐다.
국회는 이날 '거부권 정국' 속에서도 메르스 관련 소관 상임위인 보건복지위원회 및 법사위를 잇따라 열고 감염병 환자 및 질병의 정보 등을 공개·공유하고 감염병 역학조사관을 확대 편성하는 내용이 포함된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처리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및 교육청은 효율적인 감염병 치료와 확산 방지를 위해 질병의 정보와 발생, 전파 상황을 공유하고 협력토록 했다.
또 감염병 확산으로 '주의' 의상의 경보가 발령된 후에는 감염병 환자의 이동경로, 이동수단, 진료의료기관 등의 정보를 신속하게 공개토록 했다. 이는 메르스 사태 확산의 주된 이유가 뒤늦은 정보 공개 및 공유라는 지적이 수용된 것이다.
아울러 감염병 국내 유입이나 유행이 예상돼 긴급조치가 필요한 경우 방역관이 발생현장에서 조치 권한을 가질 수 있도록 하고, 해당 지역의 경찰·소방서의 장은 그 조치에 적극 협조토록 했다.
이와 함께 정부의 효과적인 관리·대처를 하기 위해 감염병 환자나 의심자에 대해 주민등록번호 및 주소 등 인적사항과 진료기록부, 출입국관리기록 등의 정보를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더불어 보건복지부에 감염병 역학조사관을 30명 이상, 시·도에 2명 이상 두기로 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25일 저녁 국회에서 박 대통령의 국회법 개정안 거부권 행사와 관련, 규탄대회를 열고 있다. <사진=뉴시스> |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의회민주주의와 삼권분립이란 헌정질서를 배신했다"며 "새누리당에 실망이 크다. 스스로 국회의 존재가치를 부정했다"고 규탄했다.
문 대표는 앞서 박 대통령이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하며 국회를 비난한 것에 대해 "대통령의 적반하장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며 "대통령의 발언은 의회민주주의와 삼권분립을 부정한 것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의 발언에서 정부의 무능에 대한 반성과 성찰을 찾아볼 수 없다"며 "대통령이 가장 걱정하고 있는 것은 국민의 고통이 아니라 오직 권력 그 자체임을 알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도 "박 대통령 한 마디에 다수당 의원들이 숨을 죽이고, 국회의원 직위를 포기하고, 국회 지키기를 포기한 슬픈 날"이라며 "우리가 여당 국회의원들과 국회의장을 설득해서 살려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새누리당은 이날 오후 의원총회를 열고 국회법 개정안 재의결에 참여하지 않기로 하며 사실상 개정안을 자동 폐기시키는 것으로 결정했다.
[뉴스핌 Newspim] 정탁윤 기자 (ta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