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2개월 여만에 공개시장조작에 나서며 자금경색 우려가 커진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했다.
중국 현지 복수 언론에 따르면, 인민은행은 25일 7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역RP, 역레포) 거래에 나서며 350억 위안을 시장에 공급했다. 금리는 사상 최저 수준인 2.7%까지 낮아졌다. 인민은행이 역RP 거래를 통한 유동성 공급에 나선 것은 지난 4월 16일 이후 약 10주 만이다.
인민은행은 공식 웨이보(微博)를 통해 "분기 말 결산 및 대형주 발행 등으로 일부 중소형 금융기관의 단기 자금 수요가 급증했다"며 "역RP를 통한 단기 유동성 공급이 시장 전망을 안정시키고 통화시장의 안정적 운영에 유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중국 은행 간 초단기 대출금리를 나타내는 7일물 레포금리는 3.08%까지 올랐다. 연 초 4.84%에 달한 레포금리는 정부의 적극적인 공개시장조작에 지난달 중순 1.93%까지 낮아졌으나 최근 분기 말과 반기 말이라는 계절적 요인으로 유동성 경색 조짐이 보이며 3%를 넘어섰다.
경기둔화에 대한 부담으로 시장에서는 6월말 인민은행이 금리나 지급준비율을 인하할 것으로 내다봤으나 갑작스런 공개시장조작 소식에 당분간 금리 및 지준율은 없을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초상은행(招商銀行) 수석 애널리스트 류둥량(劉東亮)은 "월 말이자 분기 말로 자금 경색이 나타나고 있는 현재, 인민은행의 역RP 거래 재개는 금리 상승 및 통화정책 완화 지속 여부에 관한 시장의 우려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최근 시중 금리 상승은 계절적 요인과 기업공개(IPO) 요인뿐만 아니라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완화에 변화가 생긴 것 아니냐는 시장의 우려가 커진 결과"라고 지적했다.
류둥량은 "중앙은행의 역RP 개시로 단기간에 기준금리나 지급준비율이 인하될 가능성은 낮아졌지만 전반적인 경제운영 주기를 본다면 지급준비율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현재 중앙은행이 매우 유연하게 공개시장조작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지속적으로 역RP 거래를 이어갈지는 시중 자금사정과 금리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쿄미쓰비시은행 차이나수석 금융시장 애널리스트 리류양(李劉陽)은 "월말 금리가 높아지고 지준율을 인하하지 않으면 역RP를 통해 자금 파동을 억제할 필요가 있다"며 "중앙은행은 당분간 지준율 인하대신 상대적으로 유연한 수단인 역RP를 취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인민은행이 지준율 인하조치를 유보한 이유는 5월 이후 외국환평형기금에 유입세가 나타남에 따라 자금유출 압력이 적어졌고, 이로 인해 지준율 인하보다 약한 카드인 역RP를 통해서도 유동성을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을 내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통화 전문가들은 인민은행이 7월 15일 발표될 2분기(상반기) 성장지표를 지켜보고 유동성 추이를 신중히 살펴가면서 3분기중에 지준율과 금리를 완화하는 방안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홍우리 기자 (hongwoor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