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송주오 기자] 수입자동차 업계에서 고성능 모델이 각광을 받고 있다. 고성능 모델은 일반 모델 대비 파워트레인과 섀시, 차체 등을 새롭게 설계해 주행 퍼포먼스를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국내 완성차 업체가 진출하지 않은 시장이라는 점과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블루오션으로 받고 있다.
한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일반 모델 대비 높은 가격에 출고가가 정해지기 때문에 매출액에 기여하는 부분이 크다"고 말했다.
◆'누구보다 빠르게' 고성능 모델의 연이은 출시
지난 26일 소형 프리미엄 브랜드 미니(MINI)는 고성능 라인업 JCW의 신차를 출시했다. 이번에 선보인 뉴 미니 JCW는 새로운 2.0ℓ 4기통 트윈파워 터보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231마력, 최대토크는 32.7kg.m의 강력한 성능을 갖췄다. 기존 모델에 비해 출력은 9%, 토크는 23% 향상된 수치다.
일반 모델인 미니 쿠퍼 3도어의 경우 최고 출력과 최대 토크는 각각 100마력, 22.5kg.m로 고성능 모델과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가격에서도 JCW 모델이 4890만원인데 반해 쿠퍼 3도어는 2990만원으로 약 2000만원 차이난다. JCW를 제외한 최상위 트림 SD 3도어(4390만원)와 비교해도 500만원 가량 높게 책정됐다.
수입차 업체들이 고성능 모델 출시를 늘리고 있다. 왼쪽부터 미니 JCW, 메르세데스-벤츠 A 45 AMG 4매틱, 아우디 S3.<사진제공=각 사> |
뒤이어 출시된 아우디 S3 역시 6350만원의 출고가로 책정돼 A3 25 TDI 다이내믹(3650만원)을 2대 가량 구매할 수 있는 가격으로 나왔다. S는 '최고 성능(Sovereign Performance)'을 뜻하는 약어로 아우디의 고성능 모델에 붙여진다.
◆절대 강자 없는 시장…수익성 개선도 고려
국내 고성능차 시장은 사실상 무주공산(無主空山)이다.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상품성을 겸비한 고성능 모델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A 관계자는 "대부분의 라인업을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출시하고 있지만 고성능 모델만큼은 경쟁력 있는 모델 출시를 하지 않고 있다"며 "이 때문에 수입차 업계에서는 이 시장을 블루오션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도 고성능 모델 'N' 브랜드를 개발 중이지만 2017년께나 만날 볼 수 있다. 그동안 터보 모델로 대응하는 전략을 쓰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지난 2월 출시한 쏘나타 터보는 지난 5월까지 976대 팔렸다. 한 달 평균 300대 가량 팔린 셈이다. 판매목표량 5000대의 달성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반면 고성능 모델을 출시한 수입차 업체의 판매는 순항 중이다. 벤츠코리아의 A 45 AMG 4매틱은 출시 후 지금까지 72대 팔렸다. A클래스 전체 판매량 569대 가운데 12.6%를 차지했다. 10대 가운데 1대 꼴로 고성능 모델이 팔려나간 셈이다.
단순 금액으로만 따질 경우 46억8000만원으로 A 180 CDI 스타일 140대 가량을 판매한 실적과 맞먹는다. 아우디코리아의 경우 지난 3월 출시한 S3를 33대 팔아 지금까지 21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B 관계자는 "시장성이 없다고 판단했다면 출시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시장이 커가고 있고 수익성 측면에도 상당한 도움을 줄 수 있는 시장"이라고 전했다.
A 관계자는 "일반 모델과 고성능 모델 간 마진율 차이는 거의 없다"면서도 "매출액의 절대적 규모에서는 고성능 모델이 기여하는 부분이 크기 때문에 수익성 개선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송주오 기자 (juoh8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