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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테크윈 주총 '파행'…삼성·한화 빅딜 막판 진통(종합)

기사등록 : 2015-06-29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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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주총장 점거 등 일촉즉발 상황..오늘 내 결론 불투명

 [뉴스핌=황세준 기자] 삼성테크윈 주총이 파행하면서 삼성-한화그룹 빅딜이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삼성테크윈은 29일 오전 9시 성남상공회의소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한화테크윈으로 상호를 변경하는 안건을 처리할 계획이었지만 오후 2시 50분 현재 통과된 안건은 없다.

이날 주총은 지난해 11월 결정된 삼성그룹의 4개 계열사를 한화그룹에 매각하는 빅딜의 마지막 수순이다. 삼성테크윈히 사명 변경을 결정하면 삼성탈레스도 한화탈레스로 변경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금속노조 삼성테크윈지회 조합원들로 이뤄진 주주들과 사측이 주총 시작전부터 마찰을 빚으며 정상적인 주총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 삼성테크윈은 29일 오전 9시 성남상공회의소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사명을 한화테크윈으로 변경하는 안건을 의결한다. 주총에 앞서 노사간 충돌이 빚어지고 있다. <사진=뉴스핌 DB>

김철교 삼성테크윈 사장 등 일부 사측 관계자들이 보안요원으로 바리케이트를 만들어 오전 7시 39분께 미리 주총장 진입을 시도하자 주총장 입구를 봉쇄한 노조원 650여명이 막아서는 등 출돌이 빚어졌고 이 과정에서 노조원 140여 명이 업무방해죄로 연행되기도 했다.

주총장에서도 사측이 의장단과 주주 사이에 보안직원들로 '인의 장막' 친 채 안건을 상정하려다 노조측이 단상을 점거하며 의사봉을 빼앗는 등 격렬히 저항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결국 경찰이 투입돼 상황을 진정시켰고 김철교 삼성테크윈 사장은 오전 10시 19분에야 주총장에 모습을 드러내 10시 20분부터 주총이 시작됐다.

하지만 김 사장이 인사말도 생략한 채 "오늘은 매각을 왜했는지 주주들과 논의하는 자리가 아니다"라며 안건을 빠르게 상정하려 시도했고 노조측은 충분한 토론 시간을 달라고 반발했다.

결국 노사 양측은 수차례 반복된 질의 응답을 가지면서 2차례 정회까지 했지만 접점을 찾는데 실패했다.

노조측은 특히 대주주가 한화로 변경된다고 해서 '삼성'이라는 브랜드 가치를 사측이 포기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하면서 매각금액이 8700억원에 불과한 점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노조측은 또 사명변경 주총 안건이 통과되지도 않았는데 사업장 내부적으로 CI 교체작업이 시도됐고 우편물에도 '한화테크윈 사장 김철교'라는 표현이 등장했다고 주장했다.

노조측은 아울러 한화로 회사가 매각 완료 된 이후 구조조정에 대한 불안감이 높다며 사측이 이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내놓아야 한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이에 대해 "본 건 매각은 삼성그룹과 테크윈 간에 한번도 논의가 없었다"며 "삼성전자 등 관계사가 보유한 테크윈 주식 매각을 한화와 합의했고 적정한 검증을 한 것으로만 알고 있다"고 답변했다.

김 사장은 그러면서 "한화로 바뀌지만 사내 공모를 통해 정한 사명인 테크윈은 유지함으로써 고객 혼란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브랜드에 대해서는 양 그룹간에 민수사업에서 삼성을 계속 사용하는 방안 등을 현재 토의 중"이라고 발혔다.

동시에 김 사장은 "민수부문은 삼성테크윈 매출의 65%를 차지하는 중요한 부분"이라며 "일부 사업부 분할매각은 소문일 뿐이며 한화는 삼성테크윈 각 사업부문을 세계 1등으로 키우려는 비전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김 사장은 이밖에 "구조조정도 5년간 하지 않겠다고 이미 발표한 바 있다"며 "7월이 되면 보다 구체적인 이야기를 여러분들이 들을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총이 5시간 이상 길어진 가운데 노조측에선 오전에 연행된 조합원들이 석방된 이후 다시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조합원들은 현재 인근 9개 경찰서에서 분산 조사를 받고 있는데 오늘 오후 6시 30분께 풀려날 것으로 전해졌다.  안건을 오늘 내 결론내리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

삼성테크윈 관계자는 "주총을 익일까지 넘겨서 진행돼도 법적인 문제는 없으나 길게 끌지 않을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도 경우에 따라서는 다른 날짜를 잡아 속행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날 주총은 노조와 위로금 지급 등을 두고 갈등이 여전한 상태에서 열리게 돼 노사 간 충돌은 어느정도 예견됐다.

삼성테크윈 노사 양측의 위로금 문제로도 갈등을 겪고 있다. 사측은 기존 2000만원에서 4000만원으로 위로금 수준을 상향 제시한 상태다. 이는 노조측 요구안인 1인당 2억4000만원에는 턱없이 모자란다.

노조 측이 마지노선으로 여기는 삼성종합화학과 삼성토탈의 6000만원 수준에도 못 미치는 금액이다.

한편, 한화와 삼성테크윈은 지난 12일 성남 판교 삼성테크윈 R&D지원센터에서 신현우 한화 방산부문 부사장 및 실사팀과 김철교 삼성테크윈 대표를 비롯한 주요 임직원 등 총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테크윈신비전 및 성장전략 수립’을 위한 테스크포스팀(이하 ‘중장기 TFT’)을 발족했다.

[뉴스핌 Newspim] 황세준 기자 (hsj@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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