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중국의 기습 금리인하도 ‘그리스 드라마’ 앞에 계란으로 바위 치기였다. 글로벌 증시의 도미노 하락에 중국의 새롭지 않은 처방은 약발을 발휘하지 못했다.
적어도 7월5일 그리스의 국민투표 결과가 나올 떄까지 글로벌 금융시장의 혼란은 제동이 걸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증시의 단기적인 급변동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보수적인 전략이 적절하다는 의견이 힘이 실리는 가운데 투자은행(IB) 업계는 지역과 섹터 별로 리스크 경중을 파악하는 데 부산한 움직임이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출처=블룸버그통신] |
그리스의 경제 규모가 유로존 GDP의 2%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며, 이 때문에 아시아 신흥국의 주요 수출국에 해당하지는 않지만 유럽 은행권이 그리스 사태를 빌미로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아시아 지역의 채권 비중을 축소하고 나설 경우 말레이시아가 가장 강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얘기다.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의 금융 허브에 해당하는 홍콩과 싱가포르를 제외하고 말레이시아가 유럽 은행권의 채권 물량 가운데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뜩이나 유가 약세로 인해 자금 유출이 가시화된 가운데 그리스 파장이 확산될 경우 말레이시아의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이 크게 휘청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인도네시아 역시 그리스 사태에 대한 저항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된다.
반면 노무라는 인도가 아시아 지역에서 안전 투자 지역이라고 판단했다. 외환 보유액이 인도네시아의 세 배에 달해 상대적으로 강한 위기 내성을 보일 것이라는 기대다.
한편 중국 증시는 본격적인 조정 국면에 진입했다. 중국 증시의 상하이 종합지수는 지난 12일 고점 대비 22% 내리 꽂힌 상태다.
중앙은행인 중국인민은행의 금리인하에도 외부 악재에 주가 하락이 지속되자 투자자들은 긴장감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레버리지 비중이 높은 투자자의 경우 매도 심리가 고조된 상황이다.
하지만 그리스 악재와 레버리지에 대한 부담에 투기 거래자들이 발을 빼는 과정에 중장기 투자자들에게 매수 기회가 높아지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골드만 삭스는 올해 하반기 중국 증시의 상승 잠재력을 점쳤다. 그리스 디폴트 리스크를 빌미로 주가가 추가 하락할 경우 리스크/보상 측면에서 투자 매력이 높아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무엇보다 홍콩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의 경우 중국 정부의 정책 완화와 기관 투자자들의 비중 확대 움직임에 따라 쏠쏠한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골드만 삭스는 내다봤다.
중국국제금융공사(CICC) 역시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가 26%의 상승 가능성을 지닌 것으로 분석했다. 지수가 1만6000선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일부에서는 전통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에 투자할 것을 권고했다. 미국 투자 매체인 배런스는 금 선물이 단기적으로 상승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호주의 금광주가 동반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다. 노던 스타 리소시스와 에볼루션 마이닝 등이 두각을 나타낼 것이라고 배런스는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