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그리스 부채 위기의 향방에 투자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가운데 유로화와 금이 시장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리스의 위기가 고조될수록 유로화가 상승 탄력을 받자 투자자들은 의아하다는 표정이다. 일부에서는 유로화가 안전자산으로 행세하고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와 달리 전통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은 위가 상황에 오히려 미지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 주말 그리스의 구제금융 협상이 불발됐다는 소식에 상승세를 보인 유로화는 1일(현지시각) 그리스 정부가 협상을 재개하려는 움직임을 보인 가운데 내림세로 돌아섰다.
이날 뉴욕외환시장에서 유로화는 달러화에 대해 중 0.7% 떨어졌고, 엔화에 대해서도 0.2% 내렸다. 달러화 역시 10개 주요 통화에 대해 0.6% 올랐다. 유로화가 달러화와 동반 오름세를 보인 셈이다.
웰스 파고의 에릭 빌로리아 전략가는 “그리스 상황과 유로화의 움직임 사이에 어떤 배경이 자리잡고 있는 것인지 현재로서는 명확하지 않다”며 “그리스와 관련된 호재는 궁극적으로 단기적인 재료일 뿐이며, 투자자들은 중장기 성장과 통화정
유로화[출처=블룸버그통신] |
소시에테 제네랄의 키트 주크스 전략가는 “단 한 가지 분명한 점은 불확실성이 도처에 깔려 있고, 여러 형태의 왜곡과 반전이 지속되고 있다는 사실”이라며 “유로화는 단기적인 뉴스 헤드라인에 일희일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토론토 도미니언 뱅크의 리처드 켈리 전략가는 “유로화가 위험자산과 반대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흥미로운 부분”이라며 “시장의 일반적인 예측과 어긋나는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것은 투자자들의 헤지나 주식을 포함한 유로화 표시 자산과의 상관관계”라고 설명했다.
금값 역시 투자자들을 의아하게 하는 부분이다. 그리스의 채무 상환 불능과 그렉시트에 대한 투자자들의 경계감이 좀처럼 반영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스위스 프랑화와 엔화가 급등한 데서 보듯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두드러지지만 금은 위기에 따른 반사이익을 얻지 못하고 있다.
ANZ의 빅토르 티안피루얌 상품 전략가는 “불확실성이 크게 고조된 만큼 금이 수혜를 얻어야 하지만 실상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금값의 장기 추세에 대한 투자자들의 비관적인 전망이 매수 심리를 꺾어 놓은 요인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CMC 마켓의 릭 스푸너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이 금값의 장기 추세와 미국의 금리인상 움직임에 크게 영향 받고 있다”며 “달러화의 중장기 상승이 예상되는 한 금값이 강한 반등을 보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와 함께 중국의 경기 둔화와 이에 따른 금 수요 위축 역시 금값의 상승에 제동을 걸고 있다고 시장 전문가들은 판단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