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6월 고용 지표가 시장의 기대치에 크게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나자 월가의 트레이더들이 포지션 수정에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9월 금리인상을 겨냥해 포지션을 설정했던 투자자들은 고용 지표를 반영해 전략을 수정하는 데 잰걸음을 했다.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이 12월로 늦춰질 것이라는 의견이 고개를 든 한편 일부 트레이더드들은 연내 긴축을 단행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구인 공고를 살피는 구직자[출처=블룸버그통신] |
고용 지표를 계기로 연준의 행보를 둘러싼 투자자들의 의견이 크게 엇갈리면서 당분간 금융시장이 혼란스러운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2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국채 선물시장의 트레이더들은 6월 고용 지표 부진에 따라 연준 정책자들이 금리인상을 내년 1월로 연기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국채 선물 거래에서 트레이더들이 예상하는 12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49%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고용 지표 발표 직전 57%에서 가파르게 떨어진 수치다. 지표 발표 후 국채 선물 트레이더들의 손바뀜이 활발했다는 얘기다.
윌밍턴 트러스트의 윌머 스티스 채권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6월 고용 지표 부진으로 인해 첫 금리인상까지 연준 정책자들이 좀 더 느긋할 수 있게 됐다”며 “9월 금리인상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다소 높아졌다”고 전했다.
이견도 없지 않다. 지난달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이 22만3000건으로 시장 예상치인 23만건에 못 미쳤지만 57개월 연속 고용이 늘어났고, 실업률이 5.3%로 7여년래 최저치를 기록한 만큼 연준의 행보에 제동을 걸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얘기다.
BTIG의 댄 그린호스 이코노미스트는 “단 한 차례의 지표가 연준의 정책 방향을 바꿀 수는 없고, 이번 지표 또한 기존의 전망을 수정할 만큼 충격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폴 데일스 이코노미스트도 “신규 고용 창출이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지만 여전히 9월 금리인상 여지가 상당히 높다”고 전했다.
JP모간 펀드의 데이비드 켈리 이코노미스트 역시 “임금 상승률이 저조한 만큼 이달 긴축을 뒷받침하기는 고용 지표가 충분하지 않다”며 “하지만 추세적인 고용 향상이 꺾이지 않았고, 이는 9월 금리인상의 정당성을 제공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달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은 22만3000건으로 전월 수치인 25만4000건에서 상당폭 후퇴했고, 시간당 평균 임금은 24.95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 오르는 데 그쳤다. 이는 전월 상승폭인 2.3%에 못 미치는 것이다.
실업률이 5.3%로 7여년래 최저치로 떨어졌지만 이와 동시에 노동참여율이 62.6%로 1977년 이후 최저치로 떨어진 것은 적신호에 해당한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