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백현지 기자] 미래에셋그룹이 '되는 펀드' 골라내기에 나섰다. 박현주 회장이 직접 나서 계열사 밀어주기 관행을 없애라고 지적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박 회장의 이같은 '선긋기'를 두고 미래에셋이 해외주식펀드 비과세를 앞두고 제2의 인사이트펀드 사태를 막겠다는 포석이 아니겠느냐고 풀이한다.
지난 2007년 출시된 미래에셋인사이트펀드는 시중자금을 5조원 가까이 끌어모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며 중국증시폭락으로 '쪽박펀드'의 오명을 얻은 바 있다.
미래에셋센터원빌딩 <사진=뉴스핌DB> |
◆ 미래증권, '잘 나가는' 펀드들만 '쏙쏙'
미래에셋은 이같은 악몽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최근 계열 판매사 비중을 줄임과 동시에 고객수익률 우선으로 하겠다는 의지를 지속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지난 5월 말 기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계열판매사 설정규모는 증권과 생명을 합쳐 40%선 아래로 내려섰다. 한때 65%까지 높았던 계열사펀드 판매비중이 꾸준히 줄어들고 있는 셈이다.
아직 미래에셋증권 지점에서 판매량이 많은 펀드의 40%는 미래에셋운용의 상품들이 차지하고 있지만 이들은 모두 우월한 수익률을 내고 있다는 점에서 이같은 쏠림현상의 당위성을 확보하고 있다.
최근 3개월간 미래에셋증권 지점을 통해 많이 판매된 인기펀드 톱10에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아시아그레이트컨슈머 펀드'를 비롯해 '가치주포커스', '글로벌다이나믹', '고배당포커스' 등 말 그대로 미래에셋의 대표펀드들이 올라 있다.
이들 펀드는 '미래에셋글로벌다이나믹펀드'를 제외한 3개 펀드 모두가 벤치마크를 웃도는 성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유일한 해외주식형펀드인 '미래에셋 아시아그레이트컨슈머 펀드'는 지난 2013년 설정 이후 수익률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1년 수익률은 26.75%로 해외주식형펀드 평균 21.10%를 넘어서는 성과를 냈다.
국내자산에서도 기존 미래에셋운용이 강점을 보여왔던 성장주펀드보다는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 중인 가치주로 펀드로 판매를 확대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미래에셋가치주포커스 펀드'는 저평가된 우량주 발굴을 주된 전략으로 가져가며 코스닥 비중이 40%가량이다. 올해 수익률만 41.30%, 1년 수익률은 50.49%로 일반주식형펀드 평균 10.34%, 4.80%를 웃도는 수치다.
지난해에는 자산배분센터를 열고 국내 뿐 아니라 글로벌 차원에서 자산배분솔루션을 마련해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개별 펀드가)자산배분 포트폴리오에 편입되려면 수익률 뿐 아니라 트랙레코드, 변동성 등 다양한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며 "해외펀드는 (미래에셋운용 상품이) 다양한 만큼 판매가 많은 것으로 철저히 고객 관점에서 접근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백현지 기자 (kyunj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