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잇따른 부양 조치에도 중국 증시가 연일 급락세를 보이는 와중에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는 악의적 공매도 세력을 증시 폭락의 주범으로 지목했다.
제일재경일보(第一財經日報) 등 복수 언론에 따르면, 증감회 장샤오쥔(張曉軍) 대변인은 지난 2일(현지시각) 밤께 '악의적인 공매도 세력이 최근 증시 급락의 배후'라는 추측과 관련해 "주식 및 선물거래소에서 나타난 비이성적 움직임에 관한 보고에 따라 특별 조사팀을 꾸려 시장조작가능성을 조사하기로 했다"며 "입안(立案)기준에 부합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공안에 넘겨 수사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26일까지만 해도 중국 금융규제당국은 A주 급락을 단기 급등에 의한 자발적 조정으로 진단하는 동시에 분기말 유동성 파동과 레버리지 축소·대규모 기업공개(IPO) 등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결과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지난달 말 중앙은행이 기준금리 및 맞춤형 지급준비율(지준율) 인하를 단행, 시중 유동성을 공급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달 1일까지 상하이종합지수가 계속해서 급락하자 일부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 중국 증시가 악의적 공매도 세력에 의해 조정을 받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지난 2일 증감회가 증권거래 수수료 인하와 신용거래 제한 완화·증권사 융자채널 확대와 같은 증시 부양 조치를 발표한 이후 2일 상하이종합지수가 또다시 3% 이상 급락하자 공매도를 통한 시장조작 조사에 본격적으로 착수한 것으로 보인다.
증감회의 시장조작행위 조사에 앞서 1일 중국금융선물거래소(CFFEX)는 고시를 통해 "남방펀드(南方基金) 홍콩과 골드먼삭스 등 해외 투자기관이 A주의 공매도를 조장하고 있다는 소문이 전해졌으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중국시장에서 선물거래 자격을 획득한 38개 적격 외국인 기관투자자(QFII)와 25개 RQFII(위안화 적격 외국인 기관투자자)의 선물 및 현물 거래 내역을 조사했으나, 골드먼삭스를 포함한 QFII·RQFII의 거래 모두 규정에 부합하고 대규모 공매도 행위는 없었다는 설명이다.
중국금융선물거래소는 그러나 2일 최근 선물시장에서 대량의 매도 주문을 낸 19개 계좌에 대한 선물 공매도를 1개월 동안 금지시킨다고 발표했다.
한편, 3일 상하이종합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 이상 낮은 가격에 출발해 장 중 한 때 7% 이상 급락(3629.56포인트)하며 3600선이 위협하는 상황에 처하기도 했다. 이날 상하이지수는 공매도 세력 조사 소식이 전해진 이후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며 오후장 들어 한때 전 거래일 대비 0.34% 오른 3927.13포인트 까지 반등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당국의 공매도 단속에 대한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주가조작에 대한 조사로 지수하락을 방어하려던 당국의 노력은 결국 큰 효과를 내지 못했다. 이날 상하이지수는 오후장 후반들어 다시 하락세로 돌아선뒤 점점 낙폭이 커지며 5.77% 하락한 3686.92포인트에 장을 마쳤다.
[뉴스핌 Newspim] 홍우리 기자 (hongwoor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