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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김연순 기자] 국민연금이 삼성과 의결권 확보전을 벌이고 있는 엘리엇매니지먼트(이하 엘리엇)의 면담 요청을 거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3일 국제 의결권 자문업체 ISS(Institutional Shareholders Services)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대해 반대의견을 피력하면서 단일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의 선택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터라 국민연금의 이같은 결정에 관심이 집중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엘리엇은 지난달 초 국민연금에 공문을 보내 면담을 요청했다. 정확하게는 2차 면담이다. 엘리엇은 공문을 통해 "이전에 국민연금 A팀장과 미팅을 했는데 우리의 의견에 동조하는 것 같더라. 동조하는 게 당연한 것 아니냐. 이와 관련해 2차미팅을 하자"고 국민연금에 제안했다.
하지만 국민연금은 엘리엇이 공문을 통해 보내온 면담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엘리엇이 언급한 A팀장과의 면담도 내부확인 결과 과거 수많은 국내외 기관 투자자들과의 미팅 중 엘리엇이 포함됐던 것으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건과는 무관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했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엘리엇 측에서 지난달 공문을 통해 만났으면 좋겠다는 요청을 해왔다"면서 "만나지 않아야 할 이유도 없지만, 꼭 만나야 할 이유도 없다"고 입장을 전했다. 다만 국민연금은 엘리엇이 특수한 목적을 가지고 면담을 요구한 것에 대해 적잖은 부담을 느낀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연금의 이 같은 방침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지난 3일 ISS의 합병 반대 입장 표명으로 합병 관련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연금의 행보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은 지난달 삼성물산 지분을 추가 매입하면서 오는 17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지분을 11.21%로 늘렸다.
엘리엇에 대한 면담 요청을 거부한 이후 국민연금은 "삼성물산-제일모직의 합병법인이 주주가치를 올릴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삼성그룹 경영진에게 요구한 바 있다. 삼성의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보고 의결권 행사를 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내면서 삼성물산 합병 찬성 명분을 쌓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됐다.
또한 시장에선 국민연금이 주주명부폐쇄일인 지난달 11일이후에도 삼성물산 주식 100만주 이상을 순매수하면서 지난달 추가 매수에 총 2000억원 가량을 들인 배경과 관련해서도 (주가급락이 없는) 합병 찬성 쪽에 좀 더 무게가 실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편, 국민연금은 오는 10일 기금운용본부 내부 투자위원회(이하 투자위)를 열고 합병 찬반을 내부에서 결정할 지, 외부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이하 의결권위)로 넘길 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국민연금 투자위 위원장은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이 맡고 실장급 위원 8명과 팀장급 위원 3명이 참여하는 투자위원회에서 의결권 행사 및 위임 여부를 결정한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투자위원회에서 최종 결정을 하지만 일방적으로 결정되지는 않는다"면서 "위원회에서 어떤한 결정을 하는 것이 과연 타당성이 있는지는 또 다른 파트에서 검토를 해서 의결권 전문위로 올리는 게 타당하다는 의견을 줘야 올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