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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發 태풍에 금융시장 흔들 "긴 호흡으로 대응"

기사등록 : 2015-07-06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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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연 "그렉시트 충격 1년 이어지면 주가 26.5% 급락"

[뉴스핌=이영기 기자] 그리스 국민투표 결과가 국내 금융시장을 요동치게 만들었다. 코스피가 2.4% 급락하고, 달러/원 환율도 1260원대로 올랐다. 위험기피 성향이 강하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정부와 한은 등은 변동성 확대에 대응키 위해 시장동향을 면밀하게 모니터링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정부는 보다 긴 호흡으로 상황 변화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는 실물부문의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6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대비 50.48포인트, 2.40% 하락한 2053.93에 거래를 마쳤다. 2주만에 2060선 아래로 주저앉는 것. 그리스 불안감에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2875억원, 코스닥에서 578억원 총 3450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채권시장은 미국금리가 내려가는 가운데 장기물로 수요가 몰렸다. 안전자산선호가 나타난 것. 외환시장에서는 달러/원 환율이 3.5원 오른 1126.5원에 마감했다.

대형증권사 자산운용관련 한 본부장은 "오늘 아시아 시장은 모두 위험 기피(Risk Off)다"라며 "유럽의 독일과 프랑스, 스페인과 이탈리아 시장을 주목해야 하는데 이들 시장의 반응이 그리스 사태의 여파가 글로벌로 전위되느냐 여부를 결정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본부장은 "특히 채권시장에서는 전날까지 이어지던 외국인의 국채선물 매도가 뜸해지는 가운데 장기국채가 강세를 보여 아직은 유럽계 자금이탈의 조짐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아시아 금융시장이 변동성을 키우는 가운데 위험기피로 흘러가고 있지만, 아직까지 그리스 사태 여파가 글로벌 시장으로 전위될 것인지 확신할 정도로 그 영향이 파격적이지는 않다는 것. 글로벌시장으로 충격이 확산될지 여부는 오늘 유럽시장의 흐름이 봐야 판단이 선다는 것이다.

오늘 유럽시장의 흐름에 큰 변화가 없더라도 한동안 그리스 불확실성은 이어질 전망이다. 이날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은 외신기자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정부는 그리스 사태와 관련해 다양한 시나리오에 따른 대응책을 마련해 놓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그렉시트(Grexit:그리스의 유로존 이탈)가 EU의 어려움으로 끝날지 그 이상으로 전이될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한국은행은 이날 오전 충격확대에 대비해 "그리스 사태의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앞으로 그리스 사태 전개 추이, 금융·외환시장 상황 등을 보다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필요시 정부와 협조하여 안정화 조치 등을 적극 시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우려하면 "조금 더 멀리 보고 긴 호흡으로 상황 변화에 대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발생가능한 모든 가능성에 대비해 글로벌 금융시장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고 향후 상황변화에 능동적·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갈 계획"이라는 입장이다.

그리스 문제의 경우 경제적 측면 뿐 아니라 유로존을 둘러싼 정치·사회적 관계 등이 얽혀 있는 만큼 해결과정이 장기화 되고 향후 상황도 현재 시장의 대다수 예상과 다르게 전개될 가능성이 언제나 존재하기 때문이다.

KDI는 그리스 관련 불확실성이 크게 확대됐지만 아직까지 부정적 영향이 유로존 국가들로 확산될 가능성은 높지 않고 국내에 대한 영향도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KDI 관계자는 "그리스와 채권단간 협상여지가 여전히 남아 있고 유로존 국가들의 그리스에 대한 익스포져도 크지 않아 실물경기의 심각한 위축으로 확대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리스사태가 단기간내 크게 악화되지 않는다면 국내 금융시장 변동성이 단기적으로 확대되겠지만 급격한 자금유출의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것이다.

한편, 한국경제연구원은 이날 '그렉시트 위기와 영향'보고서를 통해 "그렉시트 발생시 충격이 1년 이상 이어지면 우리나라의 실질경제성장률이 최대 2.7%포인트까지 하락하고 주식가격은 26.5%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경연은 과거 94년 멕시코 위기, 98년 러시아 위기, 2010년 그리스 1차 재정위기와 비교해 이번 그렉시트가 우리나라 경제에 미칠 충격 수준을 이같이 전망했다. 또 지난 2010년 그리스의 1차 재정위기 수준으로 금융시장에 충격을 가한다면 충격시점에 우리나라 실질 경제성장률은 0.28%포인트 가량 하락하고, 6개월 이상 지속되면 약 0.8%포인트 하락할 것이라고 한경연은 분석했다.
 
아울러 주가의 경우 그렉시트 충격과 동시에 4.8~7.6% 가량 급락할 수 있고, 5분기가 경과되면 16.5%에서 26.5%까지 주가 하락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경연은 해외자본유출 압력도 클 것으로 내다봤다. 유출되는 해외자본 규모는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의 1%인 약 15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나타났다.

김성훈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그리스 1차 금융위기 때보다 시스템 리스크는 작다는 견해도 있다"며 "그렉시트가 유로존이라는 거대한 실험의 실패를 의미하는 만큼 잠재적 파급력을 과소평가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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