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이 기사는 7월 6일 오후 5시 13분 뉴스핌의 프리미엄 뉴스 ′안다(ANDA)′에서 표출한 기사입니다.
[베이징= 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중국 최고 부호를 탄생시킨 완다그룹(萬達集團) 산하 완다시네마(萬達院線)가 국내외 영화관 사업체를 잇따라 인수했다. 글로벌 시장 확대 및 산업 체인 완비를 위해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붓고 있는 가운데, 주가는 이틀 연속 하한가를 기록했다. 이 회사는 선전 거래소 상장기업으로 올가을로 예정된 선강퉁 거래 종목에 편입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국내외 투자자들의 주목을 끌고 있다.
◆ 호주 제2대 영화관 체인업체 등 사업체 인수
지난 5월 14일부터 주식 거래 중지에 들어간 완다시네마는 1달 남짓한 기간 동안 중국 국내외 영화관 사업체 인수에 총 40억 위안(한화 약 7263억원)을 쏟아 부은 것으로 알려졌다.
주가가 고공행진을 하던 때 돌연 주식거래를 선언해 시장의 관심을 모았던 완다시네마는 먼저 호주 제2대 영화관 체인업체인 호이츠(Hoyts)를 인수했다.
지난달 초 완다시네마의 호이츠 인수 소식이 보도됐을 때만해도 구체적인 인수액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매일상보(每日商報)는 최근 현금지불 방식으로 완다시네마가 22억4600만 위안을 들여 HG ANZ가 보유하고 있는 호이츠(HG Holdco) 지분 100%와 호이츠에 대한 HG ANZ의 7000만 호주달러 규모의 채권을 인수했다고 보도했다
공시자료에 따르면, 호이츠는 호주 제2대 영화관 체인업체로 호주에 40곳, 뉴질랜드에 10곳의 멀티플렉스 영화관을 소유하고 있다. 보유 스크린 수는 420개에 달한다. 호이츠는 이와 함께 호주 최대 영화 광고업체로, 호주 관련 시장의 95%를 장악하고 있는 '발 모건(Val Morgan)'의 모회사로도 알려져 있다.
완다시네마는 “호이츠 인수를 통해 글로벌 시장 개척에 적극적으로 나섬과 동시에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완다시네마는 국내 기업 인수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고시 내용에 따르면, 완다시네마는 22억 위안을 들여 모위패션문화전파유한회사(慕威時尚文化傳播有限公司, 이하 모위)를 비롯해 세무영화관투자발전유한회사(世茂影院投資發展有限公司)가 보유 중인 15개 영화관을 인수했다.
완다시네마는 주식 발행 및 현금지불 방식으로 모위 대주주로부터 지분 100%를 인수했으며, 세무영화관리 등 15개 영화관 인수를 위한 10억 위안은 주식 발행을 통해 조달했다고 밝혔다.
세무영화관 등 인수에 대해 전문가들은 완다시네마가 중국 2·3선 도시에서의 점유율 확대를 노린 조치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세무영화관의 전신은 베이징 역달구주디지털영화관(北京翼達九州數字院線)으로, 중소형 도시 영화관 경영 및 관리에 주목해 왔다.
화하영화발행유한책임회사(華夏電影發行有限責任公司) 상무부회장 황췬페이(黃群飛)는 “영화관을 인수하는 것이 영화관을 직접 짓는 것보다 시간 및 비용 절감 면에서 효율적”이라며 “세무영화관을 인수한 것은 좋은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인수 업체 선정에 있어 완다시네마는 실적 보다 자체적 산업체인 완비에 중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모위는 할리우드 영화 투자·마케팅 및 매체광고·영화 관련 빅데이터의 실시간 분석 등이 강점이지만, 지난해 '트랜스포머 4'와 '인터스텔라'의 중국 홍보 담당에도 순이익은 3088만 위안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세무영화관은 전국에 15개 영화관을 보유하고 있으나 쿤밍(昆明)점이 지난해 순이익 281만 위안으로 비교적 양호한 수익을 거둔 것 외에 411만 위안의 적자를 기록한 쑤저우(蘇州)점을 비롯, 기타 지점은 실적이 낙관적이지 않다.
그럼에도 완다시네마가 모위와 세무영화관을 인수하는 데 각각 29배, 11배의 프리미엄이 붙은 가격을 지불한 것은 모위와 세무영화관이 가진 우위를 활용해 업무 및 점유율 확대를 기대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모위를 인수함으로써 모위가 다년간 영화시장에서 쌓은 데이터 연구 및 분석 경험을 완다시네마의 외화수입 및 가격 결정에 활용할 수 있고, 모위와 할리우드 유명 영화사의 협력관계를 이용해 할리우드 자원 개척에도 유리하다.
앞서 완다그룹은 지난 2012년 5월 약 196억 위안을 들여 미국 내 제2대 영화관 체인업체인 AMC 인수한 바 있으며, 최근에는 영국 1위 영화관 체인업체인 ODEON 인수 전에도 뛰어들 것으로 알려졌다.
완다시네마(萬達院線) 최근 주가 흐름 |
◆ 공격적 M&A, 주가 영향은 ‘글쎄’
공격적인 M&A와 가파른 실적 상승률에도 완다시네마 주가는 2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했다. 중국 증시가 강한 조정을 받고 있고, 특히 신흥산업 종목에 대한 버블 우려가 가시화한 것이 악재가 됐다는 분석이다.
중국 금융정보 업체 대지혜(大智慧)에 따르면, 중국 증시의 하향세가 강해지면서 지난 2일 저녁 기준 상하이·선전거래소에 상장 중인 44개 기업이 거래 중지를 선언한 가운데, 완다시네마(002739.SZ)는 3일부터 주식 거래를 재개했다.
그러나 거래 재개 첫 날인 3일 완다시네마 주가는 10% 폭락했고, 6일에도 다시 한번 하한가까지 떨어졌다. 5월 13일 247.86 위안이었던 주가는 6일 기준 197.71 위안으로 거래 마감했다. 무려 19%에 달하는 낙폭이다.
대규모 M&A 소식이 전해지며 민생증권(民生證券)·국태군안(國泰君安) 등에 의해 유망 종목으로 언급되기도 했지만, 실제 상황은 녹록치 않다. 이에 관해 한 전문가는 대지혜와의 인터뷰에서 “거래 중지 기간 호재가 나왔지만, 거래 재개 시기를 잘못 선택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국태군안은 보고서에서 “호이츠 등 3개 사 인수는 완다시네마의 외연확대전략이 가동됐음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업계 절대 강자로서 완다시네마는 자본과 기술 우위를 통해 시장 집중도 제고를 통한 보너스를 누릴 것”이라고 전망했으나, 증시 상황이 1개월 전과는 전혀 다른 현재로서는 완다시네마 주가 향방 또한 대세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한편, 올 3월 말 기준, 완다시네마가 보유 중인 극장과 스크린 수는 각각 185개, 1641개로 집계됐다. 올해 중점 도시 및 지역에서의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약 40개의 영화관을 새로 오픈할 예정이며, 회원수도 4000만 명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완다시네마의 올 1분기 매출액은 16억7000만 위안, 순익은 3억4000만 위안으로 각각 전년 동기대비 38.1%, 59.2%씩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핌 Newspim] 홍우리 기자 (hongwoor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