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그리스와 유로존 채권국이 위기 진화에 속도를 내지 못하는 가운데 완만한 내림세로 출발한 뉴욕증시가 장 후반 상승 반전했다.
일부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그리스 위기를 빌미로 금리인상 시기를 늦출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으면서 투자심리를 고무시켰다.
국제통화기금(IMF) 역시 미국의 금융시스템이 긴축을 견딜 수 있을 만큼 강하지 않다고 지적하며 성급한 금리인상을 경계했다.
7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94.27포인트(0.53%) 오른 1만7777.85에 거래됐고, S&P500 지수는 12.67포인트(0.61%) 상승한 2081.42를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는 5.52포인트(0.11%) 상승한 4997.46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주요 외신에 따르면 유로그룹 회의에서 유클리드 차칼로토스 그리스 신임 재무장관은 지난주 제시한 협상안을 거듭 제시했을 뿐 새로운 대책을 내놓지 못했다. 그는 8일 채권국에 새로운 협상안을 전달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유로존 채권국 재무장관들은 8일 컨퍼런스콜을 갖고 그리스 정부가 제시하는 새로운 지원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당장 자금 지원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그리스는 오는 20일 만기가 도래하는 ECB의 채무금35억유로를 상환할 수 없는 실정이다.
몰타의 에드워드 시클루나 재무장관은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는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있는 일”이라며 “이 경우 사전에 신중한 협상과 계획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측의 협상이 교착 국면을 지속하는 사이 그리스의 은행권은 영업 중단에도 극심한 유동성 위기를 맞았다.
상황이 악화 일로로 치닫고 있지만 뉴욕증시는 강한 내성을 과시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IMF의 조기 금리인상의 리스크에 대한 경고가 주가 방향을 돌렸다고 판단했다.
록웰 캐피탈의 피터 카딜로 이코노미스트는 “S&P500 지수가 2045선에서 지지를 확인했고, IMF가 연준에 조기 금리인상에 따른 리스크를 경고했다는 소식이 투자자들의 매수 심리를 자극했다”고 설명했다.
사르한 캐피탈의 애덤 사르한 대표는 “투자자들이 그리스의 상황을 일단 지켜보자는 움직임”이라고 전했다.
그리스가 고사 위기에 처했지만 협상의 여지가 남아 있고, 디폴트와 그렉시트가 현실화 되더라도 무질서하고 파괴적인 상황으로 치닫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주가를 지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투자자들의 시선은 내주 연준 회의와 2분기 실적으로 이동하고 있다. 타워 브릿지 어드바이저스의 마리스 오그 대표는 “2분기 기업 이익이 1분기보다 호조를 이룰 것”이라며 “이어 하반기로 가면서 실적이 더욱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주가 하락에 매수 유입을 부추기고 있다”고 판단했다.
종목별로는 크루즈 업체인 카니발이 정부로부터 이르면 내년 쿠바에서 크루즈 운영 승인을 받았다는 소식에 1% 이상 뛰었고, 코카콜라가 2% 이상 상승했다.
반면 JP모간은 그렉시트 리스크가 부상한 가운데 1% 이내로 하락했고, 유나이티드헬스 역시 2% 가까이 떨어졌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