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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억원 이상 수입차 10대 중 9대 법인車…연 5000억 탈세

기사등록 : 2015-07-08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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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시민단체, “업무용車 비용 처리 제한” 주장…국세청도 예의주시

[뉴스핌=송주오 기자·김기락 기자] 시민단체와 정치권에서 고가의 업무용 수입차가 세금 탈루의 온상이 된다며 들고 일어났다. 수입차 10대 중 9대가 업무용 차량으로 팔리면서 각종 세제혜택을 받고 있어서다.

이로 인해 정부는 시민들의 혈세가 고가의 업무용 수입차의 세금을 줄여주고 있다는 비판에 놓이게 됐다. 국세청은 고가 수입차를 업무용으로 구매한 법인에 대해 예의주시할 방침이다.

8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자동차 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대당 2억원이 넘는 수입차의 법인 구매 비중은 87.4%에 달했다. 1억원대로 범위를 넓혀도 법인구매 비율은 83.2%에 이른다. 10대 중 8~9대가 법인에 팔리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업무용 차량을 구매한 개인사업자와 법인이 누린 연간 세금 혜택만 4930억원으로 조사됐다.

 ◆ 법인 구매 비율 100% 브랜드, 롤스로이스·벤틀리·포르쉐

경실련 조사 결과, 법인 구매 비율이 100%인 모델도 수두룩했다. 지난해 5대 판매된 롤스로이스 팬텀은 모두 구매자가 법인이었다. 롤스로이스 고스트(4억1000만원), 벤틀리 뮬산(4억7000만원), 포르쉐 파나메라 터보 S(2억8750만원) 등도 모두 구매자는 법인 뿐이었다

이는 국내 대표적인 법인 차량인 현대차 에쿠스(77.2%), 기아차 K9(62.8%)과 비교해도 월등히 높다.
 
특히, 고가 수입차량에 대한 법인 구매 비중이 집중되면서 세금 누수액이 연간 수천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행 법상 법인차량의 구입·유지비는 모두 경비처리 할 수 있다. 구매비용은 연간 20%씩 경비처리를 할 수 있어 5년이면 100% 경비처리 된다.

이 같은 세법 헛점 탓에 대당 2억원 이상의 고가 수입차는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올들어 6월까지 대당 2억원에 달하는 메르세데스-벤츠 S500 등 S 클래스는 총 5000여대가 팔렸다. 같은 기간 대당 2억2000만원짜리 벤틀리 컨티넨탈 GT V8은 65대 판매되는 등 벤틀리 브랜드만 223대가 등록됐다. 초고가 자동차인 페라리와 마세라티를 국내 수입 판매하는 FMK는 지난해 100대 주문을 받기도 했다. 

벤틀리 플라잉스퍼 V8. 위 사진은 본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 = 벤틀리코리아>
 경실련이 BMW 520d와 제네시스 330 프리미엄을 업무용 차량으로 구입하고 운용하면서 받는 세제혜택을 분석한 결과, 대당 5년간 1억800만원을 경비처리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총 사업자로 확대할 경우 5년간 징수할 수 있는 세금 약 6264억원만큼 누수가 발생하게 된다.

하지만, 동일 차종을 구매한 개인 소비자(2만2883명) 4696억원의 세금을 내야 한다. 조세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시민들의 세금이 고가의 업무용 수입차를 구입하는 법인에 쓰이는 모양새다.

 ◆ 고가 수입차 시장 성장세…세금 누수 규모 커질 전망

문제는 고가 수입차 시장이 성장하고 있어 향후 누수되는 세금 규모가 더 커질 것이라는 점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롤스로이스와 벤틀리, 포르쉐의 올 상반기 성장률은 각각 68.4%, 36.0%, 73.9%로 집계됐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일부 고가 수입차 업체들은 의사 및 변호사 등 전문직 종사자를 대상으로 ‘절세 가이드’를 만들고, 절세 보험 상품과 묶어 ‘탈세용 수입차’를 판매하고 있다”면서 “선진국처럼 일정 금액에 대해서만 절세 혜택을 주는 방법을 도입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정치권과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법인차량에 대한 세제 개편 움직임이 거세다.

김동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과 경실련은 업무용 차량에 대한 세제 혜택을 제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최근 법인이 구입·리스·렌트한 업무용 승용자동차에 대해 법인세법상 필요경비 인정액(손금산입)을 3000만원 한도로 제한하도록 하는 내용의 ‘법인세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한 상태다.

경실련도 경비처리 제한 폭으로 3000만원을 제안했다. 또 업무용 차량의 업무목적 사용증빙(운행일지 등)을 강제하고 업무용 사용 비율에 한해 유지비 등을 경비처리하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실련 관계자는 “가격이 비싼 수입차를 비롯한 고급차량일수록 부당한 세제혜택이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면서 “관련 제도 개선이 심각하다고”고 지적했다.

국세청은 법인차량에 대한 세금 추징 및 세무조사 가능성을 시사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그동안 법인차에 대해선 업무와 관련성 여부를 따져서 세금 추징 및 세무조사를 해왔다”며 “정치권을 중심으로 업무용 승용차에 대한 세제혜택 제한에 대해 개정안이 발의된 만큼, 앞으로 각 지방청에서 예전보다 더 관심있게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송주오 기자·김기락 기자 (juoh85@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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