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곽도흔 기자] 주세법 개정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수제 맥주축제가 가능해졌다. 하지만 올해 실제 열린 맥주축제는 단 1건에 불과했다. 규제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특히 대학에서는 맥주축제를 열지 못하게 막아 정부의 청년 창업 활성화 의지에 반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9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주세법을 개정해 맥주제조장의 시설기준을 완화했다. 이로써 중소업체의 맥주시장 진입이 용이하게 됐고 외부유통을 허용토록 하면서 사업성을 높일 수 있도록했다.
또 주세 과세표준도 기존 제조원가 1.1배의 80% 수준에서 제조원가 1.1배의 60% 수준으로 인하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에서도 수제 맥주축제가 가능해졌다. 하지만 올들어 열린 맥주 축제는 경기도 가평군('가평수제맥주축제') 한 곳에 불과하다. 이 축제도 수제 맥주업체들의 행사는 아니고 한 중견기업이 모기업인 수제 맥주회사가 주관했다. 사실상 소상공인들의 맥주 축제는 전무한 셈이다.
지난 4월30일 서울 코엑스 SMTOWM 광장과 G20 광장 일대에서 열린 '그레이트 코리안 비어 페스티벌'에 참가한 장앤크래프트브루어리가 행사 부스를 설치하고 자사 수제맥주 '과르네리'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제공> |
국내에서 맥주 축제 개최가 어려운 이유는 주세법 개정으로 규제가 일부 완화됐으나 행사를 열기 위한 허가제는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기존의 주세법에서도 맥주축제를 여는 것은 가능했다. 그러나 거의 없었던 이유는 새롭게 사업자등록증을 받아야 했기 때문이다. 등록증을 받으려면 절차도 복잡할 뿐 아니라 관리감독부처인 국세청의 부정적인 인식과 무관심의 벽도 넘어야했다.
주세법 개정으로 사업자등록증은 임시면허제로 바뀌었다. 주세법 개정을 대표발의한 홍종학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 따르면 당초 개정안에서는 임시면허도 없이 맥주축제를 자유롭게 열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기재부와 국세청이 임시면허를 원활히 발급하겠다는 약속을 받고 임시면허로 개정했다. 이 임시면허가 여전히 큰 규제인 셈이다.
대표적인 게 맥주 축제를 개최할 수 주최자 제한이다. 시행령에 맥주축제를 개최할 수 있는 곳은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단 학교는 제외) ▲지방공기업 ▲주류업단체 ▲전통주단체로 정해져 있다. 정부나 기존 주류업체 외에는 안되는 셈이다.
축제를 열려면 가평의 경우처럼 지자체를 끼거나 기존 주류업체와 같이 축제를 열어야한다. 소상공인들이 추진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아울러 학교에서는 아예 맥주축제를 열 수 없도록 한 것도 또 다른 규제다. 대학축제에서 대기업 맥주회사들이 광고를 위해 공짜 맥주를 나눠주는 현실에 비춰보면 수제 맥주를 규제한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
홍종학 의원은 "대학에서 맥주축제를 할 수 없게 한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도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맥주축제를 먼저 해보고 시행착오를 거친 뒤에 대학에서도 할 수 있게 주세법 개정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곽도흔 기자 (sogoo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