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고종민 기자] 증시 가격제한폭이 '±30%'로 확대된 뒤 우려했던 패닉이 처음 도래했다. 단순한 급락보다는 장중 단기간내 변동성이 어지럽다. 오늘까지 사흘째 급격한 변동성이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시장 급등락에는 단기매매성향이 짙은 일부 외인·기관 자금이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기관투자자들과 애널리스트, 고액자산가 자금을 취급하는 증권사VIP지점 관계자들과 사흘에 걸쳐 직간접 또는 전화로 인터뷰한 뒤 내린 추정이다. 단기매매 성향의 자금이 특성상 그리스와 유로존 채권단 간 진통·중국 증시 급락 등 같은 이슈에 민감한 탓도 있다. 일부 공매도 세력도 포함돼 있고 이들을 중심으로 시장 하락 논리가 실시간 만들어지는 측면도 있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트리거(어떤 사건의 반응·사건을 유발한 계기나 도화선) 역할을 외국인이 맡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시장을 꼼꼼이 살펴본 결과, 대부분 흐름이 외국인 매매 방향에 따라 흔들리기 시작했고, 이후 변동폭을 키운 것은 기관이었던 경우가 많았다.
A 운용사 매니저는 "객관적으로 과거 대비 매도 물량들이 많진 않았지만, 증시 낙폭은 매물에 비해 비이성적으로 컸다"며 "이로 인해 연쇄적으로 주가 급락에 따른 로스컷(손절매) 물량까지 더해지면서 시장이 패닉으로 갔다"고 설명했다.
B증권사 VIP 지점 관계자는 "지난 7일(화)을 예로 들면 오전 개장 초반 외국인이 순매도로 치고 나오자 기관이 따라서 매도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외인이 매도 물량을 줄이면서 매도 주도 세력이 기관으로 바뀌는 모습이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불행 중 다행인지 기관이 8일과 9일 순매수로 마감하면서 급한 불(조정)은 꺼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다행히 이같은 일련의 과정에서 개인투자자들은 패닉보단 좀 더 스마트해진 것으로 평가된다. 최근 사흘간의 개인들 매매동향을 살펴보면 현재 어느정도 지수를 지지할 수 있는 순매수가 돋보였다.
반면 여전히 기관은 일부 외국인의 매도물량 공세에 부회뇌동하는 모습이 이어지고 있다. 의도하진 않았겠지만 로스컷이라는 미명 하에 시장을 교란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제 시장은 심리싸움으로 점점 치닫는 것으로 보인다. 하루 이틀 사이 시장에선 국내 증시 급락을 중국으로 원인을 돌리고 있다. 100%는 아니지만 중국이 빠지면 같이 빠지고 하락폭을 줄이면 같이 줄이는 동조 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
이를 두고 복수의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투매에 동참하지 말라고 당부하고 있다.
메리츠자산운용 존리 사장은 "증시가 울고 싶은 상황에서 그리스와 중국 등 대외적인 재료들이 뺨을 때려준 격"이라면서 "시장에는 항상 보이지 않는 공포가 있지만 이것에 흔들리지 않고 매수 타이밍을 잡는 것이 주식 투자의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하락세에 맞춰 함께 주식을 줄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그동안 너무 올라서 사고 싶은데 살 수 없었던 종목들을 중심으로 매수 기회를 노리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뉴스핌 Newspim] 고종민 기자 (kj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