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소영 기자] 주가폭락을 '피해' 거래정지에 나섰던 약 1400개 A주 종목들이 주가 반등에 맞춰 속속 거래재개를 시도하고 있다. A주의 주식의 절반에 달하는 이들 거래정지 종목의 거래재개가 증시 흐름에 영향을 미칠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12일 중국신문망(中國新問網) 등 복수의 중국 매체에 따르면, 지난 9일 31개 사의 거래가 다시 풀린 것을 비롯해 거래중단 기업들이 속속 시장에 복귀하고 있다. 10일과 13일에 거래가 재개된 종목도 각각 65개, 359개사에 달한다.
이 중 213개 종목은 상하이거래소 상장주식으로 상하이 시장 전체의 58%에 달한다. 14일 거래를 재개하는 종목을 합하면 상하이거래소에서 거래정지가 된 종목은 14.5%로 낮아지는 등 시장이 빠르게 정상화하고 있다.
선전거래소에서는 13일 146개 종목의 거래가 다시 시작됐다.선전시장의 50.7%에 달하는 869개 종목이 여전히 거래정지 상황이지만 증시 반등과 함께 거래가 다시 시작되는 종목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13일을 기준으로 선전 메인보드, 중소판 그리고 창업판(차이넥스트)의 거래정지 종목이 차지하는 비율을 보면 각각 42.2%, 56.8%, 49.4%이다.
◆ A주반등에 거래재개 봇물, 물량 압박 우려
정부의 전폭적인 증시 안정화 정책의 영향으로 9일과 10일 연이어 하루에 1000여 개가 넘는 종목이 상한가를 쳤다. 하이신전기(海信電器), 거리부동산(格力地產), 쑤닝윈상(蘇寧雲商), 탕더잉스(唐德影視) 등 유명 상장사들도 증시 반등기에 재빨리 거래재개에 나서 주가가 급등, 거래정지를 통한 주가방어 전략에 성공했다.
거래정지를 했던 상장사들의 거래재개 움직임도 빨라지면서 A주에는 웃지 못할 '헤프닝'도 발생하고 있다. 홍두고빈이라는 선전 거래소 주식은 9일부터 거래정지에 들어간다고 공시했다가, 당일 주가가 급등하자 9일 저녁 다시 거래를 재개한다고 밝혔다.
다른 상장사들도 거래를 다시 시작하기 위한 '핑계'거리 찾기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적당한 이유를 대지 못하고 성급하게 거래재개에 나섰다가 투자자들의 비난을 피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문제는 주가 반등을 틈타 거래정지 종목들이 앞다퉈 거래재개에 나서면 증시가 다시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이다.
증시 전체의 절반에 해당하는 종목이 거래정지 된 점이 A주 반등 촉진 요인 중 하나였는데, 이들 대규모 종목이 한꺼번에 다시 증시에 쏟아지면 물량부담으로 주가가 다시 하락할 가능성도 크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증권 감독당국이 거래정지 종목의 거래재개를 엄격히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중국의 유명 경제학자 쑹칭후이(宋淸輝)는 "1000여 개가 넘는 종목이 거래정지에 나선 것은 중국 증시 사상 유례를 찾기 힘든 일이라, 정부도 대량 주식의 동시다발적 거래재개가 증시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걱정하고 있다"며 "거래재개 속도를 조종하는 것도 정부차원의 대책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증감회가 이미 거래재개 속도 조절을 위한 규제책을 마련했다는 '풍문'이 돌고 있다. ▲ 거래재개를 위해선 해당 상장사가 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호재를 마련한 후 ▲ 증감회의 허가를 거쳐 거래를 다시 시작할 수 있고 ▲ 거래정지가 늦은 기업이 거래재개 우선 대상이라는 내용이다.
◆ 정지종목 거래재개 이후 주가 어디로 튀나?
거래정지 종목들의 거래재개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어떤 전략으로 A주 투자에 나서야 할까?
장강(張剛) 서남증권 선임연구원은 "거래재개가 증시의 물량부담으로 작용할 수는 있지만, 강력한 반등장 속에서 투자심리가 회복하고 있어 일부에서 우려하는 폭락 전환의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밝혔다.
상당수 기관투자자는 A주가 반등 후 안정세를 찾으면 시장 분위기도 정상화 될 것으로 보고, 투자자들이 우수실적 상장사와 성장성이 기대되는 종목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짜라고 권유한다.
이번 증시 안정화 과정에서 은행, 보험, 증권 등 대형 우량주가 주가 반등을 견인했지만, 앞으로의 증시의 핵심은 이들이 아니라 성장성이 있는 기업이라는 분석이다.
중국 경제개혁과 산업구조 업그레이의 핵심인 하이테크, 신흥산업 분야에서 새로운 '블루칩'을 찾아야 한다는 것.
원궈칭(文國强) 연신증권 수석애널리스트는 "신흥산업 분야에서 신흥 '우량주'를 발굴하는 것이 투자자들이 앞으로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